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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서태지와 탤런트 이지아의 법정 공방이 치열한 법리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4일 서태지 측이 이지아 측의 새로운 법적 주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양측의 공방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대해 이지아 측은 법률적 검토를 거친 사실은 인정했으나 현재까지 법원에 공식적으로 기존 청구취지를 변경해 이혼청구 서면을 제출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지아는 왜 새로운 주장을 펼치려 하는가?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지아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태지와 이지아는 그동안 이혼 시점을 놓고 상반된 주장을 펼쳐왔다. 이지아는 2006년 이혼을 신청해 2009년부터 이혼의 효력이 발휘됐다고 주장한 반면, 서태지 측은 이미 그 전에 이혼이 이뤄졌다고 맞서왔다. 재산분할은 이혼 후 2년, 위자료는 3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과 완성되기 때문에 혼인이 해소된 시점이 언제인가에 따라 소송의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양측이 시기에 있어서 다툼이 있었지만 이미 미국에서 두 사람의 이혼이 성립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법정의 이혼판결은 국내에서 효력이 없다'는 주장은 이지아 측이 내놓을 수 있는 새로운 카드가 된다.
이지아 측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송을 진행하며 이혼 당시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던 중 미국에서의 이혼판결은 외국판결의 승인요건(관할과 송달 등)을 구비하지 못해 무효이므로, 추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법률적 검토 의견에 따라 현 상황에서 상대방과 혼인관계를 보다 명확히 정리하기 위해 이혼청구를 추가 할 필요가 있다는 법률적 자문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는 지금껏 양측이 주장해온 사실 관계가 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지아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법률적 쟁점을 추가하겠다는 것이 된다. 결국 앞으로 양측이 치열한 법리 논쟁을 벌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지아가 국내에서 서태지와 사실혼 유지했다고?
이지아 측의 청구취지 변경서면 제출 예정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의 쟁점이 이혼시기에서 앞으로 미국에서의 이혼판결이 한국에서 유효한지, 이혼 이후에도 국내에서 사실혼 관계가 유지됐는지로 바뀌게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이지아 측 논리 대로 라면 서태지와 이지아는 혼인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돼 사실혼 문제는 거론될 여지가 전혀 없게 된다.
서태지와 이지아가 미국에서 이혼소송을 했고 이미 이혼 판결이 이뤄졌다는 것은 변함 없는 사실이다. 다만 이혼의 효력이 국내에까지 미치지 않아 말그대로 두 사람은 법적으로만 부부관계가 유지됐다는 것을 이지아 측은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정확히 말하면 사실혼이 아닌 법률혼 관계인 부부가 별거를 하거나 서로를 사실상 방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을 뿐이다.
양측 합의의 가능성은 전혀 없나?
이지아 측은 "이지아씨는 소송을 계속적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음에도 '소취하 부동의'에 따라 소송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원만한 합의를 통해 본 건을 마무리하고자 했으며 지금도 이러한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더 이상 소송을 진행할 생각이 없지만 서태지 측에서 소송 절차를 계속 진행할 뜻을 나타내 결국 법률적으로 대응하게 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앞서 서태지 측은 향후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이지아 측의 소 취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결국 양측이 접점을 찾기 위해서는 사건의 재발을 원천봉쇄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법률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어 결국 사건 해결은 두 사람의 의지에 달려있다. 현실과 모순이 생길 수밖에 없는 법리 논쟁을 펼치며 대중들의 웃음거리가 될 소지가 충분하지만 두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에 그 누가 섣불리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희대의 사건'로 불리는 이들의 분쟁이 과연 어떤 결말을 나타낼 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