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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로맨스 타운'이 반환점을 돌았다.
총 20부작으로 기획된 '로맨스 타운'은 방송 전 이미 '식모들'이라는 가제로 유명세를 탔던 작품이다.
'로맨스 타운'은 주인공 순금(성유리)이 당첨금액이 100억원에 달하는 복권에 당첨되고도 도박에 빠진 아버지 때문에 가사관리사로 계속해서 일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재력 있는 주인집 사람들과 그 집의 가사관리사들이 공존하는 가상의 공간 1번가를 중심으로, 연애와 풍자가 곁들여진 독특한 스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여러 흥행 요소를 갖추고도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로맨스 타운'이 남은 기간 시청률 만회를 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로맨스와 추리가 접목된 독특한 구성
재벌가의 딸도, 사모님도 아닌 가사관리사가 주인공인 '로맨스 타운'은 안방극장에서 그간 흔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부잣집 아들과 가사관리사의 사랑이라는 통속적인 스토리에서 과감히 벗어났다.
순금이 복권에 당첨된 사실을 알게 된 건우(정겨운)가 돈이 가장 우선시되는 세태에 염증을 느끼는 모습을 통해 되레 돈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또 순금이 구입한 복권이 원래는 1번가 가사관리사들의 모임 '육쪽마늘'이 모은 돈으로 산 것일 수 있다는 복선까지 깔리면서 드라마는 묘한 심리 추리극으로 거듭나고 있다.
복권을 두고 전직 깡패 출신 사채업자 황용(조성하)과 순금, 건우의 아버지 강사장(이재용)으로 이어지는 비밀과 황용을 사이에 두고 친구인 오현주(박지영)와 트로피 사모님(양정아)이 벌이는 삼각 로맨스까지 저마다 수상한 이야기를 감추고 서로를 끊임 없이 엿보며 살아가는 '1번가 사람들'의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는 '로맨스 타운'만이 갖고 있는 경쟁력이자 앞으로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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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경쟁작에 '옥의 티' 설정
'로맨스 타운'을 즐겨보는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색다른 느낌의 드라마가 등장했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예상보다 낮은 시청률이 못내 아쉬운 상황이다.
지난해 감각적인 스토리로 호평받았던 '파스타'의 서숙향 작가의 후속작이라는 점과 '원조요정' 성유리가 2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면서 가사관리사로 변신한다는 소식에 방송 전 '로맨스 타운'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너무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 탓일까. 독고진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킨 '최고의 사랑'과 꽃미남 배우 이민호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시티헌터'와의 맞대결에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설정이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한다. 순금이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을 조금 바꿨을 뿐인데도 윤시아라는 전혀 다른 인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나 건우의 집에서 쫓겨나 행방불명된 윤춘작(반효정)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 등이 '옥의 티'로 거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연배우 성유리가 한층 성숙한 연기력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흥하고 있고 주·조연 할 것 없이 출연배우 모두 안정된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뒷받침하고 있어 아직 체념하기 이른 상황이다. 또 '최고의 사랑' 종영 후 판도변화도 예상해볼 수 있어 수목극 경쟁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