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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청룡시네마 리뷰] 인어는 살이 안 찔까?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1-06-08 13:09 | 최종수정 2011-06-08 13:09



[윤장봉의 영화&다이어트] 남자들의 로망?

우렁찬 배기음의 할리 데이비슨, 페라리 그것도 레드 칼라, 백발의 이발사가 다듬어주는 수염, 넓은 바다 위의 요트 한척, 골드문트 풀 에필로그 시스템으로 듣는 베토벤…. 이런 것들을 다 합쳐도 영화 속 인물 3명으로 축약될 겁니다. 60·70년대의 007 제임스 본드, 80~90년대 인디아나 존스, 2000년대의 잭 스패로우입니다.




 가만히 두고 보니까 블록버스터 남자 주인공은 시대와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네요. TV와 냉장고가 유일한 가전제품이던 시기에는 최첨단 무기와 자동차로 무장한 제임스 본드, 가정용 컴퓨터가 보급되던 시기에는 채찍을 휘두르던 1940년대 인디아나 존스, 스마트 폰과 태블랫 PC로 무장한 현대에 와서는 17세기 해적이라니….

 이렇게 시간의 역순으로 주인공의 인기가 바뀐다면 몇십 년 후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의 주인공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1편의 올랜도 블룸, 키이나 나이틀리는 기억에서 가물가물하네요. 그만큼 조니 뎁의 잭 스패로우의 존재감이 강력하기 때문이겠죠? 이제 슬슬 그를 거들어 줄 존재들이 필요해집니다. 007에게는 본드 걸이 있었고, 잭 스패로우에게는 인어가 등장합니다.

 이번 <캐리비안의 해적 4편:낯선 조류>를 보신 분들은 인어의 등장에 꽤 환호하셨을 겁니다. 특히 남성분들은요.




 총 8명의 인어가 등장하는데, 특히 슈퍼모델 출신의 Gemma Ward가 배 난간에 물기에 젖은 머리를 풀면서 등장하는데 순수, 요염, 섹시, 가냘픔을 모두 보여줍니다. 이 또한 남자들의 로망이겠네요.

 인어라고 불리는 세이렌 (Siren)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에 등장해서 우리에게 친숙합니다. 이들은 아름다운 얼굴과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하여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올 때 마녀 키르케의 조언대로 밀랍으로 귀를 막고 몸을 배에 묶어 세이렌의 유혹에서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사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세이렌은 얼굴은 인간이지만 몸은 '새'였다고 합니다. 원칙적으로 인어 (mermaid)와 세이렌은 동일하지 않은 것이죠.




 위 도자기 그림에도 돛대에 묶인 오디세우스와 그를 유혹하는 세이렌이 등장하지만 세이렌은 새의 형상이죠. 4세기 그리스 조각에도 새의 날개를 달고 있는 세이렌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종교가 지배했던 중세 시대에 인간의 몸에 날개를 달고 있는 '천사'의 이미지 때문에 금기시되었습니다. 뱃사람들에게는 새보다는 물고기가 좀 더 가까워서 그랬는지 세이렌은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물고기로 그려지게 되면서 '인어 (mermaid)'와 동일시됩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영화 대사에도 나오지 않습니까? '노아의 방주에 타지 못한 저주받은 영혼들의 후손'..... 그래서 그림에도 세이렌은 인어의 형상보다는 인간의 형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렇다면 인어처럼 매일 수영하면 날씬해질까요?

 다이어트를 결심하시는 분들이 자주 저에게 하는 질문은 "어떤 운동을 하면 가장 살이 잘 빠지나요?"입니다. 저의 대답은 "어떤 운동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세요"가 주된 답이지만 체중이 많이 나가는 여성에게는 "수영이 좋긴 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첫째, 체중이 많이 늘게 되면 관절에 부담이 많이 갑니다. 체중 1kg이 늘면 무릎에는 3kg의 하중이 걸립니다. 따라서 줄넘기나 달리기 등 무릎에 하중을 많이 주는 운동보다는 물속의 부력을 이용하는 수영이 좋습니다.

 둘째, 단위 시간당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을 동시에 하게 됩니다. 흔히 헬스라는 것을 하게 되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따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을 많이 소모하게 되죠. 수영은 두 가지 모두 동시에 한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셋째, 나이가 들어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게 되면 퇴행성관절염 등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지고, 운동을 꾸준히 하기 어렵습니다. 수영은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한번만 잘 배워 놓으면 노령기에도 큰 무리 없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그런데 진짜 인어가 있다면, 그들은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인어들처럼 전부 날씬하고 예쁠까요?





 인어들이 인간과 거의 같은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있어서 하루 8시간은 수면을 하고, 나머지 16시간 중에서 8시간은 물 속에서 아주 활발하게 움직이고 나머지 8시간은 수면 위를 오르내리면서 적당히 움직인다고 가정하고, 기초대사량은 운동 많이 한 인간의 2000 Kcal로 잡고, 식사 때 생기는 열생성 효과는 없다고 가정해 보지요. 스쿠버 다이빙 1시간에 쓰이는 열량이 약 700Kcal, 아주 가벼운 평영 1시간에 쓰이는 열량은 600Kcal니까.... (700 Kcal * 8hr) + (600Kcal * 8hr) +2000 Kcal = 12400 Kcal입니다.

 흠, 웬만큼 먹어서는 굶어 죽겠군요. 라면으로 계산하면 하루 최소 24개는 먹어야 버티겠는데요? 그래서 선원들을 잡아먹을 때 이렇게 환장하듯 했구나……배고파서. <윤장봉·나우비클리닉 원장·www.nowb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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