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기쁜 우리 토요일'은 SBS의 간판쇼프로였다. 하지만 요즘들어 이 프로는 10%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며 외면받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지난 25일의 방송을 들여다 보자. 이날엔 요즘 새 음반을 내고 한창 홍보에 전념하고 있는 가수 L군이 출연， 지난 3년간 도와온 세 아이를 위한 '스타 꿈의 도전'을 펼쳤다. 다섯가지 관문을 통과하면 500만원의 성금을 전달할 수 있는 게임. 뜻이야 불우아동을 돕는다는데 나쁠 게 없지만 과제라는 게 고작 테이블보 빼기， 골프공 리프팅， 양손 벽돌 7개 들기， 주사위 25개 쌓기， 동전높이뛰기 등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 그렇잖아도 청소년들 사이에 한탕주의가 만연하고 근로의 중요성에 대한 망각이 심각한 게 요즘이다. 소위 스타라는 L군이 땀흘려 일해 번 돈을 뜻깊은 데 쓰는 장면을 연출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누군 하루종일 피땀 흘려 번 돈이 10만원도 안되는데 그는 잠시 장난삼아 번 게 무려 500만원이라는 사실을 청소년 시청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는 '기쁜 우리 토요일'이 방송의 공공성을 접어둔 채 홍보가 절실한 스타를 손쉽게 캐스팅， 시청률만 올리려는 얄팍한 계산을 '눈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처리하려 했다는 비난을 살 수 있다. 또 다른 코너인 'How much 얼마일까요' 역시 억지성 코너. 출연자들이 10만원이라는 출연료를 갖고 서로 가격맞추기 게임을 벌여 벌금을 내는 것 역시 돈갖고 장난한다는 비난을 벗어날 수 없다. '기쁜 우리 토요일'이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기쁨을 주고 사랑을 받는 프로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프로를 만들려는 제작진들의 '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h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