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음반] 줄리아노 카르미놀라 비발디 '사계'
기사입력 2000-11-22 10:50
▲줄리아노 카르미놀라 비발디 '사계'= 연주자가 너무나 잘 알려진 곡을 연주할 때는 위험부담이 많이 따르기 마련이다. 완벽한 테크닉이 받쳐줘야 하는 것은 물론， 숱한 연주 속에서 오롯이 빛날 수 있는 그 아티스트만의 보물을 숨겨 놓지 않으면 안된다. 이 앨범은 일단 바로크바이올린으로 재현한 바로크의 음색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러나 최근 집중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바로크원전연주들을 염두에 두고 CD를 걸어놓으면 '재현된 바로크 음색' 그 이상을 발견하게 된다. 고색창연하고 두터운 음색， 아카데믹한 분위기일거라는 기대를 넘어 비발디를 감동시킨 '농촌의 사계'가 눈 앞에 펼쳐지듯 생생하고 극적인 선율， 무엇보다 넘치는 활력을 느끼게 된다. 이탈리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카르미놀라와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지휘 마르콘)이 협연했다.(소니)
▲나이젤 케네디 '케네디 플레이스 바흐'= 케네디가 바흐를 처음으로 연주했다? 클래식뿐 아니라 기타리스트 지미 핸드릭스와 록밴드 도어스까지 아우른 '젊은 거장'이자 '이단아' 케네디의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생각해볼때 정말 의외다. 바흐 서거 250주년 기념음반이라는 의미보다는 돌고 돌아서 마침내 음악의 '시원'으로 거슬러 올라갔다는 의미가 더 큰 앨범. '비브라토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중저역의 음색은 화장하지 않은 듯 맨얼굴같다'， '고지식하기까지 한 억양이다'， '솔직하고 직접적인 목소리' 등이 전문가들의 평. 케네디는 늘 '그의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일까'를 물어보게 하는 아티스트다. 베를린 필과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네 작품을 협연했다. (EMI)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