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보기]한우물 MC -라이브 고집이 '장수비결'
기사입력 2000-11-19 10:30
KBS 2TV '이소라의 프로포즈'(연출 박중민)가 롱런채비에 들어갔다.
지난 96년 11월16일 첫방송된 이래 꼬박 4돌， 200회를 넘겼다.
심야 음악토크쇼인 이 프로는 매주 녹화방청권 매진 행진을 거듭하며 심야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하는 등 KBS의 대표적인 음악프로로 자리잡고 있다.
'이소라의 프로포즈'가 사랑받는 비결은 방송관계자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우선은 MC들에 대한 경종. 일부 방송 MC들은 인기가 있다 싶으면 한주에 2∼3개 프로를 맡는게 예사다. 심한 경우 경쟁 방송사까지 건너뛰어 다니는 MC도 있다.
프로가 식상하고 MC의 인기가 하루아침에 시들시들해져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소라는 '이소라의 프로포즈'에서만 볼 수 있다. 느릿느릿한 말투만 보면 MC로서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프로에 대한 열정과 나름대로의 스타일 고수가 독특한 멋으로 어필되고 있는 것이다.
립싱크를 허용하지 않는 제작원칙도 프로에 독특한 향기를 내게 한다. '이소라의 프로포즈'가 결국 노래실력을 공증받는 시험무대로 인식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프로의 무게와 품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톱스타들이 출연하는 무대로 바뀌고， 방송초부터 바뀌지 않는 실력있는 백밴드가 주는 안정감은 가수들까지 푸근하게 한다.
프로가 뜨면 스타가 배출되기 마련. 김장훈， 컬트삼총사， 박정현， 박효신 등은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통해 입담과 노래실력을 검증받은 연예인들이다.
"여러∼분， 안녕하세요"하는 이소라의 느리다 못해 여유있는 말투는 시청률과 인기에 조급해 하는 우리의 방송문화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