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카데미 12부문 수상작, '웰컴 미스터 맥도날'
기사입력 2000-11-16 11:30
제목부터 희한한 이 영화는 소재， 등장인물， 이야기 전개 방식 모두 낯설다. 한정된 공간에서 여러 명의 주인공이 몰려다니며 벌이는 소동이 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 그러나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마디로 '이 보다 더 웃길 순 없는' 영화다.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의 기둥 줄거리는 생방송으로 라디오 드라마 한편을 내보내면서 성우， 프로듀서， 작가가 엮어내는 한바탕 소동. 연극 무대에서 연출과 극작가로 명성을 떨친 미타니 코키 감독은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에서 라디오 스튜디오라는 한정된 공간을 멋들어지게 요리， 폐쇄된 공간이 주는 긴장감을 최고조로 올려놓는다. 카메라는 라디오 스튜디오가 있는 건물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지만 단조롭다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을 할 틈이 전혀 없다.
일본의 작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소박한 멜로드라마 '운명의 여인'이 시카고를 무대로 한 느와르와 법정 드라마를 거쳐 우주 비행사 이야기로 이어지기까지 관객들은 쉴새 없이 웃으며 이 '막' 나가는 드라마가 어떤 결론을 맞이하게 될 지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보게 된다.
공주병에 단단히 걸린 성우 노리코， 거만하기 짝이 없는 고집불통의 성우 하마무， 이야기가 어떻게 되든 방송만 되면 된다는 프로듀서 우시지마까지 개성 만점의 캐릭터들이 엮어내는 해프닝이 너무나 재미있다.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는 미타니 감독의 연극 '라디오의 시간'을 각색한 것. 원작의 '라디오 드라마'라는 상황에 '생방송'이라는 설정을 추가해 거의 실시간으로 영화를 진행시키며 극도의 스릴을 만들어낸다.
일본 아카데미에서 작품 감독 남우주연 남우조연 여우주연 여우조연 촬영 음악 조명 편집 녹음상 등 12개 부문을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12월 2일， 시네코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