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규, '립싱크라니요? 라이브만 알아요'
기사입력 2000-11-16 11:30
작년 '천년의 사랑'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박완규(27)는 두번째 앨범을 내면서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노래 들을 줄 아는 평론가들이나 매니아들이야 이미 정당한 평가를 내렸더라도， 방송 내비치면 얼굴 반반하고 음치(?)만 면하면 졸지에 명함을 내미는 시대.그런데 이를 비집고 우뚝 선 박완규의 명성의 이유는 고스란히 실력 때문이다. 이 '자수성가'에 본의 아니게 도움을 준 사람이 다름아닌 서태지. 9월초 컴백공연으로부터 야기된 립싱크논쟁이 인터넷에서 설전이 붙었을때， 그 좋은 '라이브'의 실례가 바로 박완규였다.
"이랬던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박완규는 그리 달가운 표정이 아니다. '로커'한테 무슨 뚱딴지같이 '립싱크' 얘기를 하느냐는 무언의 웅변.
이번에 낸 2집 '엽기발랄(獵奇潑剌)'. 작년 '천년지애'에 이어 낸 솔로 2집으로 요즘 '욕망이란 이름…'이란 타이틀곡이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랩과 멜로디가 있고 하드코어 요소가 섞였으나， 비교적 쉬운 정통 록스타일의 노래. 부활 5집 싱어의 관록이 묻어나는 박완규의 목소리가 시원한데 '어린 왕자 꿈을 꾸던 아이…'로 이어지는 후렴부가 나오면 젊은이들이 합창한다.
각 가요챠트 10위권에 단숨에 들자 이에 고무받아 후속곡에도 힘을 줬다. 후속곡 '왜 그랬어'는 박완규가 개인적으로 아끼는 노래. 우리의 해금과 유사한 중국악기 이오를 쓴 동양적 록발라드다.
가창력은 이미 소문나 박미경의 요청으로 그녀의 새앨범속에서 '유 아 마이 프렌드'란 노래를 듀엣으로 불렀다.
'엽기발랄'은 록앨범으로는 드물게 15만장을 주문받았다. 부르는 곳이 하도 많아 하루 10번 이상 노래를 하는데， 얼마전엔 탈진으로 병원신세를 지기도. 아플때 아프더라도 12월 29일부터 31일 까지 콘서트를 열어 새천년 화끈한 유종의 미를 거둘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