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시사회] 나인스 게이트
기사입력 2000-11-07 11:49
베스트셀러 '클럽 뒤마'를 영화한 '나인스 게이트'는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로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아티잔 엔터테인먼트사의 야심작이다.
제작진이 일단 눈길을 끈다. '차이나타운' '비터문'의 로만 폴란스키가 제작 각본 감독의 1인 3역을 해냈고， '세븐'의 다리우스 콘쥐가 촬영을 맡았다. 주연은 '가위손' '슬리피 할로우'의 조니 뎁.
중세 악마에 대한 전설을 토대로 한 스릴러로， 제목 '나인스 게이트'는 극중 세 권의 책에 감춰진 아홉 개의 그림으로 악마를 불러내는 비밀의 문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오로지 돈을 위해 살아가던 고서 감정인 딘 코소(조니 뎁)는 악마 연구의 대가인 볼칸(프랭크 란젤라)으로부터 '어둠의 왕국과 아홉개의 문'이란 책의 감정에 대해 부탁을 받는다. 전세계에 단 세권뿐인 이 책은 악마인 루시퍼가 직접 집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중세 이후 악마를 부르는 기도서로 사용되고 있다. 막대한 액수의 보상금에 눈이 먼 코소는 볼칸의 책을 프랑스와 포르투갈에 남아있는 다른 두 권과 비교해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사본을 보유하던 사람들이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일이 일어나자 코소는 강한 공포를 느끼게 된다.
'나인스 게이트'에서 폴란스키 감독은 인간의 광기와 공포 집착에 대한 집요한 시선은 절제했다. 그러나 그의 느린 호흡은 조니 뎁의 모험에서 긴장과 공포를 극대화시키지는 못한다. '델리카트슨'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세븐' 등을 통해 특이한 영상을 선사했던 다리우스 콘쥐가 만들어낸 화면이 인상적. '드라큘라'의 음악을 담당했던 위첵 카일라가 엄선한 음악들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특히 클라이막스 장면에 흐르는 조수미의 아리아는 일품이다. (11일， 피카디리 MMC 신촌그랜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