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작품상 후보 -"골라주세요"
기사입력 2000-11-03 12:00
12월 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제2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최우수작품상의 향방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영화계가 또 한번의 도약을 이룩한 2000년， 최우수작품상은 명실상부한 '명품'으로 기억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 천년을 정리하는 영화 축제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게 될 작품은 무었일까. 올 한해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흥행과 평단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이 줄을 이었으며， 11월 11일 개봉되는 블록버스터 '단적비연수'와 '리베라 메'도 후보 대상작에 막판 합류， 끝까지 그 향방을 점치기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유력 작품상 후보로는 먼저 관객으로부터 검증을 받은 흥행작부터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밀레니엄 흥행작으로 첫 발을 뗀 작품은 '거짓말'과 '반칙왕'을 꼽을 수 있다. 음란성 논쟁에 휘말리며 사회적 이슈로까지 떠올랐던 '거짓말'(장선우 감독－신씨네 제작)과 '반칙왕'(김지운 감독－봄영화사 제작)은 각각 서울관객 30여만명과 80여만명을 기록， 연 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어 '비천무'(김영준 감독－태원엔터테인먼트 제작)가 6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상반기 한국 영화의 흥행 바람을 이어갔고， 지난 9월 개봉된 '공동경비구역 JSA'(박찬욱 감독－명필름 제작)는 2일 현재 전국 관객 500만명을 넘겼다.
흥행에서뿐 아니라 올 한해 한국 영화계는 국제영화제에 잇달아 진출， 해외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춘향뎐'(임권택 감독－태흥영화사 제작)이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으며， 홍상수 감독의 '오!수정'，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등도 칸 국제영화제에서 출품됐다. '오!수정'은 이후 체코의 카를로비바리 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잇달아 초청받았고， '거짓말'이 1999년， '섬'(김기덕 감독－명필름 제작)이 2000년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국제영화제에서의 호평에 힘입어 해외 세일즈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2001년 아카데미상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춘향뎐'은 내년에 미국에서 바람 몰이를 할 계획. '박하사탕'도 지난달 말 일본에서 개봉돼 호평을 얻고 있다.
올 한해는 신인감독의 약진 또한 눈부셨다. '백전 노장'들을 '위협'하는 의외의 복병들이 도처에 깔려 있는 것이다.
'해피엔드'(정지우 감독－명필름 제작)，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김태용 민규동 감독－씨네2000 제작)는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고루 받은 화제작이며， '플란다스의 개'(봉준호 감독－싸이더스 제작)는 비록 흥행에서 대박을 터뜨리진 못했지만 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저예산 독립영화인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영화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작품. 평단과 관객의 열광적인 지지 속에 16㎜ 영화로는 한국 영화 최초로 전국 개봉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외에도 11일 개봉되는 '단적비연수'(박제현 감독－강제규 필름 제작)와 '리베라 메'(양윤호 감독－드림써치 제작)에 쏠리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청룡영화상 후보는 네티즌 투표에 의해 결정되므로， 짧은 시간안에 폭발적인 인기를 이끌어낼 경우 극적인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0일 공식 발표 직전까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경합을 벌일 2000년 작품상 후보 대상작들. 후보들은 청룡영화상 공식 홈페이지(bluedragon.sportschosun.som)에서 16일까지 진행되는 네티즌 투표에 따라 최종 결정된다.
〈전상희 기자 fro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