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에서 수호신으로…",'프로불만러' 프림의 개과천선 스토리…감독 최후통첩에 '진짜 달라졌어요'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5-03-13 06:17


"퇴출에서 수호신으로…",'프로불만러' 프림의 개과천선 스토리…감독 최후…

"퇴출에서 수호신으로…",'프로불만러' 프림의 개과천선 스토리…감독 최후…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양치기 소년? 이번엔 진짜입니다."

남자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가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막판 2위 경쟁을 다시 뜨겁게 만들었다. 지난 11일 서울 삼성전에서 63대61로 승리하며 27승16패, 창원 LG와 다시 공동 2위가 됐고, 수원 KT(25승17패)와는 1.5게임 차다. 4라운드 초반이던 지난 1월말, 올 시즌 팀 최다 4연패에 빠져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멀어질까 우려했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흐름이 소중하기 짝이 없다.

현대모비스의 3연승에서 외국인 선수 게이지 프림(26)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숀 롱이 허리 부상으로 정상 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하며 3경기 평균 24.3득점, 9리바운드의 활약으로 수호신 역할을 했다. 이런 프림을 바라보는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이번엔 진짜 달라진 것 같다. 개과천선하고 있다"며 웃었다. 예전에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 표정이었는데, 이번에는 약간의 안도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퇴출 대상에서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스토리였다. 지난 1월 26일 수원 KT전 패배로 4연패를 받아든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프림과 별도 면담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4연패로 선두 서울 SK와 5게임 차이로 벌어지며 1위 경쟁에서 크게 밀려났고, 5연승한 LG에 1게임차로 바짝 쫓긴, 시즌 최대 위기였다.


"퇴출에서 수호신으로…",'프로불만러' 프림의 개과천선 스토리…감독 최후…

"퇴출에서 수호신으로…",'프로불만러' 프림의 개과천선 스토리…감독 최후…
4연패의 원흉으로 '프림의 다혈질 이슈'가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프림은 4연패 하는 동안 무려 4개의 테크니컬파울과 2개의 U파울을 범했다. 4경기 빠짐없이 이렇게 많은 불명예 파울(테크니컬파울, U파울)을 수집하는 경우는 전례 없는 일이었다. 이 파울들은 판정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불만을 품고 뛰다가 '욱'하는 성격이 표출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었다. 당연히 팀 분위기도 망쳤고, 연패로 이어졌다.

2023~2024시즌에도 똑같은 문제로 애를 먹였던 프림이다. 올 시즌에도 테크니컬파울 순위 1위(8개)를 나타내자 '프림이 프림한건데, 새삼스럽게…'라는 주변의 비아냥도 나왔다. 상대 팀 입장에서 프림의 그런 성격을 역으로 이용하면 호재가 될 수 있으니 더욱 그랬다.

반면 현대모비스의 내부 분위기는 심각했다. "해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데, 언제까지 참고 기다려야 하나", "그 버릇이 고쳐지는 건 불가능이라 봐야 한다"는 등 '포기'쪽으로 기운 의견이 팽배해졌다.


"퇴출에서 수호신으로…",'프로불만러' 프림의 개과천선 스토리…감독 최후…
그동안 어르고 달래며 프림과 동행을 이어 온 조 감독도 더이상 프림을 '쉴드' 칠 수 없는 분위기에 몰렸다고 한다. 결국 조 감독은 프림과의 면담에서 '최후통첩'을 했다. "구단에서는 당장 퇴출해도 좋다고 한다. 나도 버티는 데 한계가 있다. 또 같은 문제를 일으키면 너를 집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

조 감독은 "나와 팀 동료들은 그동안 너에 대해 존중을 보이며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너의 판정 불만과 파울은 팀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다, 서로 존중하지 않는데 어떻게 함께 갈 수 있느냐"는 경고도 덧붙였다. '퇴출' 통첩에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달았을까. "잘못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한 프림은 그날 이후 지금까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조 감독은 "이번 시즌 끝나고 미국에 돌아가면 정신적인 상담·치료도 받겠다고 한다. 이번엔 제대로 반성한 것 같다"고 했다. 프림은 "경기 중에 판정에 대해 아예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내 자신과 농구에만 집중한다. 심판과 싸우면 경기도 지고, 이미지만 나빠진다"며 '프로 불만러' 탈출을 선언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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