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감독은 안녕하신가요' KBL 정규리그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 사령탑 '건강 적신호'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5-03-13 07:00


'당신의 감독은 안녕하신가요' KBL 정규리그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 …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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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당신의 감독은 '안녕'하신가요."

지난해 10월 개막한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위 서울 SK를 제외하곤 그 누구도 순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4강 플레이오프(PO) 직행권이 걸린 2위 자리도, 6강 PO 진출권이 달린 6위 자리도 명확하지 않다.

빡빡한 일정과 순위 경쟁 등으로 선수는 물론, 감독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올 시즌엔 김상식 안양 정관장 감독이 허리 디스크 문제로 한동안 벤치를 지키지 못해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김 감독은 지금도 통증을 안고 선수단을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구단 관계자는 "농구 감독은 그 직업 특성상 스트레스의 강도가 매우 높은 건 사실이다. 일부 구단은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도 참가했던 만큼 일정이 더욱 빡빡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들은 선수들과 달리 휴식기에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 시즌이 막판으로 가고 있고, 순위 경쟁도 치열해서 감독들의 건강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 팀 감독들은 크고 작은 건강 이슈를 안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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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정식 사령탑으로 첫 선을 보인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최근에 체중이 2㎏ 정도 빠졌다. 주변에서 '왜 선수 때보다 더 말랐느냐'고 묻기도 한다. 성적 문제 등 고민이 있다보니 식사를 거르는 경우도 있다. 옆에서 걱정을 많이 한다. 잘 챙기려고 하는데, 상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는 5위에 랭크, 치열한 PO 싸움 중이다. 조동현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도 '직업병'을 감수하며 시즌을 치르고 있다. 조 감독은 "경기 결과는 물론이고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나만 힘든 건 아닐 것이다. 10개 구단 감독님 모두가 동일하게 말을 할 것이다. 상비약도 가지고 다닌다. 하지만 팀을 이끄는 입장에서 내가 고민하고 걱정하지 않으면 그건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창원 LG와 2위 대결을 벌이고 있다.

1위 팀 사령탑이라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전희철 SK 감독은 "지난해 몸이 좋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는 직업이다. 건강 검진을 하면 이상한 병이 많이 나온다(웃음).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다. 병원에서 깜짝 놀라는 통보를 받기도 한다. (이 일을 하는 한 어쩔 수 없이) 이겨내고 해야한다. 성적이 좋아도 받고, 좋지 않아도 받는다. 감사하게도 최근 팀이 1위를 하고 있어서 강도가 조금 덜 하다. 시즌 내내 스트레스"라고 했다.

감독 건강 문제는 국내외,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해엔 버밍엄시티(잉글랜드)의 토니 모브레이 당시 감독이 건강 문제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프로야구의 염경엽 감독(LG 트윈스)도 과거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사령탑 시절 건강 이상 문제로 팬들의 걱정을 샀다. 경기 도중 벤치에서 실신했다가 의식을 회복했다. K리그에선 2017년 무척 아픈 일을 경험했다. 조진호 전 감독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후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8년부터 K리그 클럽 소속 감독, 코치의 건강검진 결과 제출을 의무화했다. 이전까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클럽 라이선스 규정에 맞춰 선수들의 건강검진 결과만 제출했었다. 하지만 대상자를 지도자로 확대했다. 프로농구 B구단 관계자는 "각 구단에서도 자체 건강 검진 등 지도자의 건강 문제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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