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과는 완전히 뒤바뀐 상황, 우리은행이 '도전자'인 이유는?

남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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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12 12:05 | 최종수정 2025-03-12 12:08


2년 전과는 완전히 뒤바뀐 상황, 우리은행이 '도전자'인 이유는?
◇BNK 박혜진(왼쪽)과 우리은행 김단비가 지난해 11월 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과 BNK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골밑 리바운드 다툼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여자 프로농구 사상 최초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펼친 플레이오프가 동시에 5차전까지 진행된 끝에 우리은행과 BNK가 챔피언 결정전 맞상대로 결정됐다.

두 팀은 2022~2023시즌에서 한차례 챔프전에서 만나 우리은행이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역대 두번째 대결에선 완전히 뒤바뀐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2년 전과는 팀 컬러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1위팀이자 디펜딩 챔피언이며 통산 13번째 챔프전 우승에 도전하는 전통의 강자이지만, 적어도 이번 챔프전에선 '언더독'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은행 에이스 김단비조차 PO 5차전을 마친 후 "우리팀이 도전자라 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2년 전 두 팀의 라인업만 비교해도 금세 알 수 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를 비롯해 박혜진, 김정은, 박지현, 최이샘 등 주전 5명이 모두 국가대표로 챔프전 '초짜'인 BNK를 마음대로 요리했다. 굳이 1옵션과 2옵션을 구분할 필요가 없이 최근 트렌드인 '파이브아웃'이 가능, 진안과 김한별의 더블 포스트가 중심이었던 당시 BNK에 공격은 물론 3경기 모두 리바운드조차 우위를 가져갔다.

하지만 우리은행에는 당시 우승 멤버 중 오직 김단비만 남아 있다. BNK 역시 안혜지와 이소희만 건재한 가운데, FA로 영입한 박혜진과 김소니아 그리고 아시아쿼터 이이지마 사키 등 스몰 라인업으로 변모했다. 특히 박혜진은 2년만에 동료에서 적으로 만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정통 센터 없이 빠른 공수 트랜지션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팀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승 3패의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흥미롭게도 우리은행은 BNK의 홈인 부산에서 2승 1패를 기록했고, BNK 역시 우리은행의 홈인 아산에서 역시 2승 1패를 거두며 오히려 원정 어드밴티지를 누리기도 했다.

BNK가 6경기에서 369득점, 354실점을 하며 골 득실차에선 15점 앞선다. 경기별로 살펴봐도 BNK가 상대적으로 우위라 할 수 있다. BNK의 베스트5가 모두 가동된 전반기 3경기에선 BNK가 2승 1패를 거뒀다. 1라운드와 3라운드 대결에선 각각 16점차, 19점차의 대승을 거뒀고 2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66대68로 패한 것이 유일한 1패였다.

하지만 박혜진과 이소희가 부상으로 결장한 4라운드와 5라운드에선 우리은행이 17점차와 6점차의 승리를 거뒀다. 박혜진이 합류한 6라운드에선 다시 BNK가 54대49로 5점차의 승리를 거뒀다. 이처럼 베스트5 대결과 경험면에선 BNK의 라인업이 당연히 앞섰다.


다만 PO에서 나타났듯 단기전은 정규리그와는 전혀 상관없는 양상으로 전개되기도 한다. 우리은행이 KB스타즈에 정규리그에선 5승 1패로 철저히 앞섰지만, PO에선 5차전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쳤다. BNK 역시 정규리그에서 2승 4패로 눌렸던 삼성생명을 꺾어냈다.

결국 두 팀 모두 5차전까지 치르며 바닥난 체력을 얼마나 빨리 회복할지, 베테랑들이 큰 경기에서 또 다시 위력을 발휘할지, 벤치 멤버가 주전들의 뒤를 얼마나 받쳐줄지 등 다양한 '변수'를 '상수'로 만들어내는 팀이 마지막에 웃을 것은 분명하다. 챔프 1차전은 1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시작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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