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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진지함과 유머가 어우러진 미디어데이였다.
흥미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4개팀 선수들에게 우리 팀이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를 5글자로 알려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우리은행 김단비는 '어게임 챔프'라고 했다. 우리은행은 디펜딩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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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박정은 감독에게는 '두점 차 지고 있는 작전타임에서 박혜진과 김소니아 중 누구에게 공격을 지시하겠냐'는 질문. 박 감독은 박혜진을 지목했다. 플레이오프 경험이 풍부한 박혜진에게 좀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소니아는 "노 코멘트"라고 했다.
우리은행 이명관에게는 위닝 버저비터 vs 위닝 블록이라는 질문을 했다. 이명관은 "위닝 버저비터는 해봤다. 위닝 블록을 하겠다"고 했다, '입금은 됐냐'는 질문에 이명관은 "아직"이라고 했다.
WKBL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위성우 감독은 기량 발전상을 받지 못한 이명관에게 자신의 상금 3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KB 허예은에게는 '샷클락 6초 남은 상황. 누구에게 공을 줄 건가. 골밑 나가타 모에 vs 외곽 강이슬'이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허예은은 "강이슬에게 주겠다. 3점슛이 워낙 뛰어난 선배다. 그리고 연장은 힘들다"고 했다.
또 김단비에게는 '작전 타임 내내 잔소리하는 위성우 감독 vs 작전타임 내내 침묵하는 위성우 감독'이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김단비는 "침묵하는 위성우 감독님은 싫다. 사람은 평소대로 해야 한다. 침묵하면 오히려 몸이 아픈 거 아닌가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하던대로 하는 게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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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비는 강이슬에게 "저를 막기 위해 어떻게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라고 묻자, 강이슬은 "인스트럭터가 김단비로 빙의된 상황이다. 5대5 연습 때 깜짝깜짝 놀랄 정도다. 김단비만 꽁꽁 틀어막겠다. 디테일을 준비했다"고 했다.
강이슬이 매치업 상대로 예상되는 이명관에게 "정규시즌 내내 열심히 막았는데, 꿈에 나올 정도였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떻게 막을 건지"라고 묻자, 이명관은 "제 꿈에도 언니가 나왔다. 힘들었다. 연습할 때 인스트럭터가 강이슬로 빙의했다. 스크린과 슛 너무 좋아서 좋은 경험을 정규리그에서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휴가 끝날 때까지 꿈에 나올 정도로 막겠다"고 했다.
박혜진은 배혜윤에게 "부산에서 먼저 경기가 있는데, 나이도 있으니까 (부산 원정이) 부담스럽지 않은지"라고 하자, 배혜윤은 "박혜진과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경기를 부산에서 잘하면 홈에서 (챔프전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다"고 되받아쳤다.
배혜윤은 김소니아에 대해서 "가족들도 보고 싶고, 루마니아 빨리 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많이 보고 싶지 않나. 1주일이라도 빨리"라고 질문했다. 4강에서 탈락한 뒤 가족을 일찍 보러 가라는 의미였다. 김소니아는 "물론 보고 싶지만, 언니 걱정 마세요. 새로운 가족이 있으니까"라고 말하면서 BNK 팬의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 허예은은 위성우 감독을 지목해 "야~하고 소리를 치시는데, 저도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렇게 하실 건자"라고 하자. 위 감독은 "(허예은의 경기력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웃음) 허예은은 올 시즌 6개 구단 중 가장 많이 기량이 향상된 선수다. 깜짝 놀랐다. 시상식 소감에서도 많이 성숙해졌다는 것을 느낀다. 허예은을 가장 견제해야 한다"고 칭찬과 견제를 동시에 하기도 했다.
우리은행과 KB와의 4강전에서는 흥미로운 매치업도 있다. 신인 이민지(우리은행)와 송윤하(KB)가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이민지는 김단비를 보좌해 줄 공격 2옵션이고, 송윤하는 KB의 골밑을 책임지고 있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베테랑 김단비와 강이슬에게 '이민지와 송윤하가 첫 플레이오프 경험을 한다. 조언과 팀 막내 자랑을 좀 해 달라'고 하자, 김단비는 "저를 믿고 파생되는 공격을 자신있게 쏜다면 이민지가 송윤하보다 잘할 것"이라고 했고, 강이슬은 "송윤하는 안정감이 있다. 팀에서 가장 필요한 포지션에서 필요한 역할을 한다.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송윤하는 정말 잘하고 있다. 우리은행 몸싸움이 강한 팀이다.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