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3위 추락' 빨간불 들어온 女 농구, 가장 행복한 순간 외친 쓴 현실…"선수 노력만으로는 부족" 지적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5-02-26 06:00


'亞 3위 추락' 빨간불 들어온 女 농구, 가장 행복한 순간 외친 쓴 현…
24일 오후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지도상 수상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용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2025.02.24/

'亞 3위 추락' 빨간불 들어온 女 농구, 가장 행복한 순간 외친 쓴 현…
24일 오후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정규리그 MVP 수상한 우리은행 김단비. 용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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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3위 추락' 빨간불 들어온 女 농구, 가장 행복한 순간 외친 쓴 현…
24일 오후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베스트5 가드상 수상한 키아나 스미스, 허예은. 용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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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이 가장 행복한 순간, 씁쓸하면서도 냉정한 현실을 되짚었다. 위 감독은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차분하게 소감을 이어가던 위 감독은 "한 마디 더 해도 되죠? 이건 상과 상관 없는 얘기인데…."라며 화제를 바꿨다. 그는 "대한민국 여자농구가 전에는 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도 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도 했다. 선배들이 좋은 성적으로 한국 여자농구를 많이 알렸다. 지금은 많이 침체됐다. 힘을 많이 쓰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지도자들도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한계를 많이 느낀다. 선수들이 선배들이 이룬 길을 보면서 조금 더 노력해주면 한국 여자농구가 다시 세계에 우뚝 설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농구는 1984년 LA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지금 현실은 암울하다. 한국은 2023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5위로 마쳤다. 한국이 이 대회 4강에 들지 못한 것은 1965년 대회 창설 이후 처음이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동메달에 그쳤다. 세계는 커녕, 아시아에서도 3위권으로 추락했다.

이날 MVP에 뽑힌 김단비(35·우리은행)도 "선수들이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예전보다 편한 걸 추구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헝그리 정신'이라는 게 조금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프로라면 편한 것보다는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진다고 할 만큼 힘든 길을 더 찾아가야 한다. 화려한 것보다 기본기부터 다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가드 부문 베스트5를 거머쥔 허예은(24·청주 KB스타즈)도 "언니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 언니들에 비해 실력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태도는 어떻게든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아남아 언니들이 닦아 놓은 길을 후배들에게 돌려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여자농구 관계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정은 부산 BNK 감독과 김완수 KB 감독은 "공감하는 부분이다.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맙다. 다 같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감독, 선수만의 노력으로 경쟁력을 되돌리긴 쉽지 않다. 한국 여자농구는 '풀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위 감독은 앞서 "한국은 고등학교 여자농구팀이 19개 밖에 없다고 알고 있다. 일본은 3000개가 넘는 학교에서 선수를 뽑는다. 나도 고민이 많지만, 환경에 부딪히는 부분도 크다"고 말했다. 현장의 A관계자는 "냉정하게 말해 일부의 노력만으로는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WKBL도 노력을 하겠지만, 대한민국농구협회도 현실적으로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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