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니까 좋지?" 전희철감독-김형빈 '유쾌한 밀당' 통하네…부상 이후 체중 급증에 감독이 '엄포'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5-02-24 06:06


"살 빼니까 좋지?" 전희철감독-김형빈 '유쾌한 밀당' 통하네…부상 이후…

"살 빼니까 좋지?" 전희철감독-김형빈 '유쾌한 밀당' 통하네…부상 이후…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이런 밀당도 있습니다.'

남자프로농구 2024~2025시즌 선두 서울 SK는 이번 A매치 휴식기가 끝나면 우승 확정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규리그 15경기를 남겨 둔 현재 부동의 1위 SK는 2위 그룹(현대모비스, LG)과 6.5게임차로 크게 앞서 있다. 다른 팀들과 달리 '부상 이탈 이슈'도 적어 휴식기 이후 전력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오는 28일 현대모비스전으로 리그를 재개하는 SK는 아시아컵 예선 출전으로 대표팀에 차출된 안영준 오재현이 24일 귀국하면 본격적인 1군 팀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훈련 재개를 앞둔 전희철 감독을 속으로 웃게 만든 이가 있다. '알토란 식스맨' 김형빈(25·2m1)이다.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던 김형빈이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데, D리그에서 성공적으로 리허설을 거치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복귀 준비와 관련해 전 감독은 김형빈과의 '유쾌한 밀당(밀고 당기기)' 뒷이야기를 귀띔했다. 고졸 얼리 엔트리로 프로 5년차인 김형빈은 작년 비시즌 동안 4번(파워포워드)과 3번(스몰포워드) 포지션을 아우를 수 있는 자원으로 전향한 뒤 이번 시즌 핵심 식스맨 역할을 해왔다. 지난 1월 1일 창원 LG전에서 왼발목 부상을 하기 전 21경기에서 안영준의 백업으로 평균 11분 이상 꾸준히 출전하며 SK의 선두 행진에 숨은 공신이었다.


"살 빼니까 좋지?" 전희철감독-김형빈 '유쾌한 밀당' 통하네…부상 이후…
김형빈이 1월1일 LG전에서 왼쪽 발목을 부상을 해 부축을 받고 퇴장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그의 공을 모를 리 없는 전 감독은 "휴식기 이후 김형빈이 합류하면 스쿼드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 같다. 비시즌 준비를 열심히 한 친구인데, 막상 부상으로 빠지니 그의 중요성을 더 절감한다"고 말했다. 일단, 전 감독의 칭찬은 여기까지. 뒤에서는 '채찍'도 가하며 치열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전 감독이 김형빈과 '밀당'으로 내린 특명은 체중 감량이다. 지난 4일 D리그 수원 KT전을 통해 1개월 만에 실전 복귀한 김형빈은 1군 출전도 희망했지만 전 감독의 냉정한 차단에 막혔다. "너를 3번으로 기용해야 하는데, 그 몸무게로는 안 된다. 살을 더 빼고 와!" 전 감독이 제시한 1군 복귀 합격선은 96㎏이다. 전 감독이 당초 트레이너를 통해 김형빈의 몸 상태 보고를 받았을 때 몸무게는 무려 104㎏이었다고 한다. 전 감독은 "하필 다리 부상으로 거동이 불편하다는 핑계가 생긴 모양이다. 간단한 걷기 운동도 못하게 되니 평소 먹고 싶은 거 막 먹었고, 그냥 퍼질러 앉거나 누워있다 보니 체중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살 빼니까 좋지?" 전희철감독-김형빈 '유쾌한 밀당' 통하네…부상 이후…
비시즌에 체중을 96㎏까지 줄여 착실하게 팀 훈련을 소화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전 감독에게 100㎏대로의 회귀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주변에서 "키도 있는데, 그러다가 말라 죽으면 어쩌나"라고 농담 섞인 만류를 하지만 포워드 출신의 전 감독도 최적의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통하지 않았다.

휴식기 돌입 직전 중간 점검한 결과 98㎏까지 내려갔지만 전 감독의 성에 차지 않았다. "휴식기 동안 D리그 출전하면서 목표 체중에 맞춰라. 안 그러면 국물도 없다. 너는 팀에 귀한 존재니까. 내가 널 믿는다."

'밀당'이 통했을까. 김형빈은 휴식기 동안 D리그 3경기에서 팀이 2승1패를 하는 동안 '군계일학'이다. 15일 부산 KCC전(79대52 승)에서 16득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했고, 18일 현대모비스전(65대64 승)서는 트리플더블급(27득점, 15리바운드, 6어시스트) 활약을 했다. 20일 상무전서는 68대74로 패했지만 팀 내 최고 스탯(17득점, 8리바운드)을 보이기도 했다. 구단 관계자는 "김형빈에게 올 시즌은 가장 많은 경기수, 출전시간을 기록할 수 있는 기회다. 감독의 지시에 따라 경기 컨디션을 열심히 찾고 있다"며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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