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헌도를 봐야죠" vs "임팩트가 크죠"
이날 승부만큼이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신인 선수상 대결을 펼치고 있는 신한은행 홍유순과 우리은행 이민지의 활약 여부였다. 두 선수는 KB스타즈 송윤하와 더불어 신인상 경쟁 '트로이카'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3라운드에 신인 최초 5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라운드 MVP에 당당히 2위에 올랐던 홍유순이 시즌 중반까지 독주했다면, 이민지는 사실상 '김단비 원맨팀'이라 불렸던 우리은행의 외곽을 책임지며 5라운드 팀의 5전 전승과 함께 BNK를 제치고 1위로 밀어올리는데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에 앞서 두 팀 감독 모두 자신 선수들의 'PR전'에 나섰다. 이시준 신한은행 감독대행은 "홍유순의 팀 공헌도는 전체 선수 가운데 17위이다. 라운드 신인상 부문이 있다면 몰라도, 시즌 신인상은 꾸준히 공수에서 큰 공헌을 하고 있는 홍유순의 몫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송윤하는 전체 26위이고,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이민지는 아직 공헌도가 상위 30위에 들지 못한 상황이다.
감독들의 바람을 들은 것일까, 홍유순은 1쿼터에서 이민지는 2쿼터에서 각각 팀 공격을 책임졌다. 홍유순은 우리은행의 강력한 수비벽을 뚫으며 페인트존 공략만으로 8득점을 올렸다. 그러자 이민지는 우리은행 공수의 핵심 김단비가 2쿼터에 3분여만 뛰다가 벤치로 물러난 사이, 3점포 3개에 자유투 2득점, 골밑슛 2점 등 혼자서만 13득점을 쓸어담으며 에이스의 공백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해줬다. 이 덕분에 우리은행은 전반을 42-29로 크게 앞섰다.
후반전은 두 팀 선수들 모두 체력적인 문제로 좀처럼 슛 적중율이 좋지 못했지만, 우리은행에는 전반의 큰 점수차 그리고 김단비가 있었다. 좀처럼 팀 공격이 풀리지 않자 김단비는 지속적인 돌파를 성공시키며 리드를 지켜냈다. 우리은행은 25득점-17리바운드의 김단비와 16득점을 올린 이민지의 쌍포를 앞세워 63대51로 승리, 2위 BNK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조금 더 벌리며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2'로 만들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이날 패배로 KB스타즈에 공동 4위를 허용했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