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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농구가 10경기밖에 남지 않았지만, 삼성생명의 3위만 확정됐을 뿐 나머지 순위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을 정도의 대혼전이 이어지고 있다.
정규리그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우리은행과 BNK의 막판 레이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맞지만, 치열함의 측면에선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4위를 두고 펼치는 신한은행, KB스타즈, 하나은행 3개팀의 대혈투가 당연히 더 앞선다. 단 한 팀만이 '봄 농구' 초대장을 받을 수 있는, 말 그대로 '단두대 매치'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반까지만 해도 신한은행이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4위 굳히기에 나선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4연패에 빠진 사이 KB스타즈가 추격전을 시작하며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어 꼴찌가 확정적이던 하나은행이 전혀 예상치 못한 3연승을 거두며 막판 4위 대혈투에 '참전', 이 상황에 이른 것이다. 3개팀 선수들의 최근 경기에 임하는 집중력이나 경기력, 그리고 기세는 우열을 논하기 힘들 정도다. 결국 남은 일정에서 맞대결 결과는 물론 상대팀의 순위 확정 여부 등에 따라 최종 순위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11일 현재 자력으로 4위 확정이 가능한 팀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하나은행과의 15일 맞대결을 제외하곤 우리은행(12일), 삼성생명(17일), BNK(22일) 등 상위 3개팀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3개팀 중 가장 험난한 대진이라 할 수 있지만, 삼성생명은 3위가 확정된데다 선두 경쟁이 미리 끝날 경우 정규리그 최종일에 만나는 BNK가 굳이 무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에 오히려 유리한 일정일 수 있다. 하나은행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하나은행은 가장 불리한 상황이지만, 베테랑 김정은을 중심으로 3연승을 거둘만큼 자신감 면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라 대역전극을 꿈꾸고 있다. 하나은행은 멤버 구성은 다르지만 지난 2020~2021시즌에서도 마지막 6라운드 5경기를 모두 잡아내는 뒷심을 보여준 것을 재현하려 하고 있다. KB스타즈와 신한은행과의 연이은 맞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현재의 뒤진 승차를 따라잡을 수 있다. 이어 19일 BNK전과 21일 우리은행전이 기다리고 있다. 두 상위팀에 올 시즌 단 1승도 거두지 못할 정도의 절대적인 약세이기에, 19일 이전에 1위팀이 빨리 확정되기를 가장 바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기세라면 첫 승을 따내는 것도 물론 가능한 상황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