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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확신이 있었다!"
청주 KB 에이스 강이슬은 일본 전지훈련에서 확실히 느꼈다.
KB는 2년 전 뼈아픈 기억이 있다.
팀의 절대적 에이스 박지수가 갑작스러운 공황장애 증세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공수 모든 전술, 전략이 수정되어야 했다. 하지만, 시간도, 마음의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KB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박지수가 없으니까, 강이슬도, 허예은도 평범한 선수가 됐다"는 비난도 있었다.
'박지수 우산 효과'에 대한 비난이었다. 변명의 여지는 있었지만, 현실에서 통하지 않았다. 시즌을 앞두고 간판 스타가 빠지면 팀에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 모든 포지션을 조정해야 하고, 손발을 맞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KB는 2년 전 좌절했다.
박지수가 해외진출을 선언했다. KB는 모든 컨셉트를 다시 찾아야만 했다. KB 김완수 감독은 수많은 고민과 조정 끝에 결론을 냈다. '심플 이즈 베스트'였다.
FA로 나윤정이 들어왔다. 강이슬과 나윤정은 리그 최상급 3점 슈터다. 멀티 플레이어 나가타 모에가 아시아쿼터로 가세했다. 허예은은 여전히 리그 최상급 테크니션. 1대1 미스매치 공략 뿐만 아니라 세트 오펜스에서 효율적 패스를 뿌려줄 수 있는 포인트가드였다. 2대2 공격도 능수능란하다.
선수에 맞게 전략을 조정했다. 강력한 2가지 컨셉트. 강한 트랜지션, 그리고 두려움없는 3점슛이었다. 트랜지션으로 슈팅 갯수 자체를 늘리고, 속공과 얼리오펜스로 과감하게 팀의 강점은 3점슛의 빈도를 늘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어떻게 보면 극단적이다. 훈련량을 늘렸다. 대표팀에서 돌아온 강이슬과 허예은이 가세하자 팀 컬러는 더욱 짙어졌다.
확신이 필요했다. 일본 전지훈련에서 경기력은 좋았다. 강이슬이 확신을 가진 부분이다.
올 시즌 강이슬과 허예은은 확실히 2년 전과 다르다. 강이슬은 경기에 책임진다. 주특기 3점슛 뿐만 아니라 미스매치 공략, 볼 핸들러로 2대2 공격까지 가미했다. 전천후 슈터에서 팀의 에이스로 변신했다. 허예은 역시 미스매치 공략과 더불어 속공을 진두지휘한다. 아시아쿼터 나가타 모에의 가세는 '화룡점정'이었다. 그는 KB에 꼭 필요한 수비, 리바운드 등 궂은 일을 하면서도 공격에서 한 몫을 담당한다.
KB는 1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우리은행을 58대54로 눌렀다. 전반 10점 차 이상 뒤진 상황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3승2패.
당초 객관적 전력은 최하위로 꼽혔던 KB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KB가 올 시즌 준비를 정말 잘한 것 같다. 김완수 감독 뿐만 아니라 강이슬, 허예은, 나가타 모에 등이 중심으로 상당히 견고한 경기력을 보인다"고 했다.
KB의 '행복농구'는 올 시즌 시작되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