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서울 SK는 지난 10일 고양 소노와의 홈경기에서 훈훈한 행사를 가졌다.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과 '우호협력 교류협약'을 맺고 각종 봉사활동을 함께 하기로 했다. 앞으로 SK는 고성군과 전희철 감독, 김기만 수석코치, 김선형 최부경 등 선수단과 공동으로 1승당 200㎏의 고성 쌀을 적립해 국제구호개발단체(굿피플)에 기부한다. 또 고성군민 대상 농구교실 등 지역민 지원 활동도 하기로 했다.
고성군은 강원도 최북단 지역으로 체육·문화 혜택 불모지나 다름없다. 이런 고성군과 SK 구단이 '농구'를 매개로 아름다운 동행을 하게된 것은 김기만 코치의 숨은 선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코치가 고성군을 알게 된 것은 4년 전, 아버지가 이 지역에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하고나서다. 거창하게 '별장'까지는 아니고 공기 좋은 곳의 단출한 '시골집'으로 가족들의 휴가철 공유 공간으로 사용하려고 했다. 김 코치는 휴식시간이 주어지면 집 관리도 할 겸 '고성 시골집'을 자주 왕래했다.
|
지역 특성상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농구는 지역 어린이들의 놀이 수단으로 제격이었다. 이후 김 코치는 휴식시간이 생기면 부지런히 '시골집'으로 달려가 '농구교실'을 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어느새 고성군의 '유명인사'가 됐다. '농구 잘 가르치는 키다리 아저씨'. 지역 어른들도 명문 프로팀(SK) 수석코치라는 정체를 알고 나서 김 코치의 숨은 선행을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김 코치는 청소년들의 농구 열정에 감동한 나머지 '농구를 통한 봉사를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고성군과 고성군 의회의 '높은 분'들을 직접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 행정 지원을 끌어내기도 했다.
|
특히 SK 구단은 작년부터 여름 전지훈련 장소를 고성군으로 옮겨 본격 교류를 시작했다. 고성군은 군체육관을 무료 제공하는 등 각종 부대시설을 지원하고, SK 구단은 훈련 기간 짬을 내 전원이 참가하는 농구교실과 취약계층 지원시설 봉사활동으로 화답했다. 이렇게 발전을 거듭하다가 이번에 체결한 'SK 나이츠-고성군 우호협력 협약'으로 이어지게 됐다. 김 코치가 뿌린 씨앗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그냥 할 줄 아는 게 농구밖에 없어서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는 김 코치는 "순수한 뜻을 적극 응원해 준 구단과 고성군에 너무 감사하다. 더 열심히 봉사하겠다"며 쑥스러워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