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이번엔 안 올 수가 없을겁니다."
KCC가 오랜 기간 공들였던 검증된 '괴물용병'이라 구단과 팬들에겐 희소식이다. 그런 한편에서는 '반신반의' 시선이 교차했다. 이른바 '양치기 소년' 전력 때문이다.
2020∼2021시즌 KCC의 정규리그 우승을 도운 뒤 플레이오프 직전 중도 포기했던 그는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KCC의 뒤통수를 친 적이 있다. 첫 번째 배신은 2021∼2022시즌 후반기. KCC가 6강 진입을 위한 교체 용병 '승부수'로 접촉했다가 입단 직전까지 얘기가 잘 됐다. 그러다가 돌연 미국프로농구(NBA) 도전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
전 감독은 "과거 두 차례 무산됐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데이비스가 사인한 계약서를 보내왔다. 문서화된,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서를 구단에 제출했으니 번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길 단장과 전 감독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BA 2K25 서머리그' 참관과 외국인 선수 계약 업무를 겸해 출장갔다가 25일 귀국했다. 데이비스가 푸에르토리코 리그 오소스 데 마나티 소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출전 중이라 대면하지 못했지만 에이전트를 통해 계약서를 받는데 성공한 것이다. 8강 PO(4선승제) 6차전까지 치른 25일 현재 데이비스의 마나티는 아레시보와 3승3패를 기록 중이다.
미국 현지에서 데이비스와 전화로 면담을 한 전 감독은 "데이비스가 결혼한 뒤 집안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더 커졌는지, 안정된 돈벌이가 필요한 모양이더라. '이상'만 좇을 수는 없고…, 결국 현실을 직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푸에르토리코 리그는 해외리그와 시기가 겹치지 않아 한국 리그에서 뛰던 용병들도 '단기계약'으로 훈련-아르바이트 삼아 자주 활용하는 곳이다. '안정적인 직장'이 필요한 데이비스로서는 KCC가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여기에 KCC 구단은 데이비스가 오는 9월 5일까지 '진짜' 입국한 뒤 계약 작업을 최종 완성하는, 추가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NBA 10년 경력자 그렉 먼로(34) 영입에 관해서는 막판 변수가 발생했다. 미국에서 먼로를 관찰한 결과, 몸 상태나 경기력에서 한 시즌 끝까지 믿고 맡기기에는 모험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만에 하나 시즌 도중 교체 사유가 발생할 경우 다른 개런티 조건을 달지 않는다는 구단 측 안을 제시했고, 먼로가 수용하면 최종 계약한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