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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구겼던' 박지현 깨어났다, 구단 PO 첫 '트리플 더블' 폭발…우리은행, 삼성생명 제압 '1승1패'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4-03-12 21:07


'자존심 구겼던' 박지현 깨어났다, 구단 PO 첫 '트리플 더블' 폭발……
사진제공=WKBL

박지현(24·우리은행)에게 두 번 눈물은 없었다. 트리플 더블을 달성하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우리은행은 1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2차전서 70대57로 승리했다. 박지현이 27점 12어시스트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역대 7번째이자 우리은행 구단 PO 역사상 첫 트리플 더블이었다. 1차전에서 '충격패'했던 우리은행은 2차전 승리로 균형을 맞췄다. 역대 PO에서 1차전 패배 후 2차전 승리 팀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 38.9%다. 두 팀은 14일 용인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

불과 이틀 사이에 상황이 바뀌었다. PO 전까지만 해도 우리은행이 우위에 있었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삼성생명을 상대로 5승1패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이 2위, 삼성생명이 3위로 PO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치른 PO 1차전에서 56대60으로 패했다. 4쿼터에 역전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고개를 숙였다.


'자존심 구겼던' 박지현 깨어났다, 구단 PO 첫 '트리플 더블' 폭발……
사진제공=WKBL
2차전, 그 누구보다 이를 악 문 것은 박지현이었다. 박지현은 우리은행의 핵심이다. 2018~2019시즌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의 유니폼을 입은 뒤 팀의 해결사로 성장했다.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 28경기에서 평균 34분49초를 뛰며 17.25점 9.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PO 1차전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3분6초 동안 6점에 그쳤다. 제대로 '자존심'을 구겼다.

경기가 시작됐다. 박지현은 깔끔한 3점슛으로 우리은행의 첫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양 팀 모두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그 누구도 상대의 림을 공략하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경기 시작 7분여 동안 단 2득점에 머물렀다. 우리은행이 집중력을 먼저 발휘했다. 박지현이 살아났다. 칼날 패스로 동료들의 득점을 도왔다. 김단비가 1쿼터에만 10점을 몰아 넣었다. 2쿼터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삼성은 키아나 스미스가 펄펄 날았지만, 우리은행의 기세가 더 매서웠다. 우리은행이 전반을 36-26으로 앞선 채 마감했다.


'자존심 구겼던' 박지현 깨어났다, 구단 PO 첫 '트리플 더블' 폭발……
사진제공=WKBL
후반 들어 우리은행이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다. 한때 42-26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김단비가 파울 트러블에 걸리며 수비가 헐거워졌다. 삼성생명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배혜윤이 연달아 득점하며 점수차를 좁혔다. 위기의 순간, 박지현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기습적인 돌파로 상대의 골밑을 파고 들었다. 컴퓨터 패스에 수비까지 성공하며 팀을 이끌었다.

운명의 마지막 쿼터, 박지현이 4쿼터 시작 9초 만에 10번째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일찌감치 트리플 더블을 완성했다. 박지현은 상대의 추격이 거세던 쿼터 막판 깔끔한 3점슛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다급해진 삼성생명은 작전 시간을 요청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뒷심은 매서웠다. 박지현이 상대 의지를 꺾는 블록슛까지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우리은행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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