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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창원 LG가 3연승을 달리며 2위 탈환에 바짝 다가섰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중요한 경기다." 경기 시작 전 양팀 감독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시즌 동안 감독에게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어디 있겠느냐만, 이날은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임하는 듯 유독 비장한 표정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KT와 LG는 4강 PO 직행권이 걸린 2위 자리를 두고 시즌 막판 치열한 경쟁 모드로 들어갔다. 2위 KT가 지난 2일 부산 KCC에 패하면서 29승14패를 기록, 1일 안양 정관장전에서 승리한 3위 LG(27승17패)의 2.5게임 차 추격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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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다.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우려하던 송영진 KT 감독의 슬픈 예감은 시작부터 틀리지 않았다. 파죽의 연승 행진을 하는 동안 특급 용병 패리스 배스를 앞세워 막강 공격력을 자랑하던 KT는 이날 1쿼터 종료 2분여 전까지 6득점에 그치는 대신 17점을 허용했다. LG가 수비를 잘 했다기 보다 KT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더 큰 요인이었다. LG의 빠른 트랜지션를 저지하기에는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고, 잘 연결된 패스를 볼 핸들링 턴오버로 어이없이 놓치는 등 집중력에서도 흔들리는 모습.
컨디션 조절을 위해 교체 투입된 허훈 덕에 6점 차(13-19) 추격으로 1쿼터를 마쳤지만 공-수 밸런스는 여전히 불안했다. KT는 2쿼터 초반 불꽃같은 추격전을 펼치며 홈 팬들을 즐겁게 했다. 1쿼터에 골밑 수비에서 '소금' 역할을 하던 정희재가 체력 안배를 위해 빠진 사이 배스가 반짝 떠올랐다. 하지만 배스를 연속 득점을 앞세워 22-26까지 추격했던 KT의 기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햄스트링 통증으로 선발 출전을 양보했던 LG 양홍석이 공-수에서 선봉에 서며 KT의 상승세에 소금을 뿌렸고, LG는 7점 차로 살짝 달아난 것에 만족하며 성공적으로 전반을 마쳤다.
3쿼터에서는 LG의 신-구 가드 효과가 추격하려던 KT의 발목을 자꾸 잡았다. 베테랑 가드 이재도가 외곽포와 어시스트에서 LG의 득점 추가를 선도했다. 이에 신인상 후보 유기상은 3쿼터 종료 6분21초 전, 현조 최고 가드 허훈을 상대로 '3점슛+원샷'의 4점 플레이를 성공시켜 원정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 덕에 경기 시작 후 최다 점수 차인 47-34까지 달아난 LG는 이후 좀처럼 리드를 내주지 않으며 KT의 속을 태웠다.
렌즈 아반도(정관장)의 복귀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안양 정관장과 고양 소노의 경기에서는 정관장이 17득점-4리바운드로 맹활약한 아반도를 앞세워 92대87로 승리, 10연패에서 마침내 탈출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