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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남자 프로농구 2023년을 마감하는 연말 시리즈에서 '옥에 티'가 있었다. 이른바 '아반도 추락 사건'이다. 지난 12월 28일 고양 소노와 안양 정관장의 경기 도중 끔찍한 장면이 나왔다. 2쿼터 종료 4분24초 전, 정관장의 렌즈 아반도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 놀라운 점프력으로 훌쩍 뛰어올랐다가 공중에서 중심을 잃은 채 허리와 목으로 바닥에 떨어졌다.
당시 경기장에서는 아반도가 점프할 때 함께 뛰어올랐던 함준후와 접촉한 것으로 보였지만 여러가지 영상 녹화 프레임에서 그 밑에 서 있던 오누아쿠가 아반도의 엉덩이를 손으로 미는 장면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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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장 끔찍했던 아반도 부상 상황에서 심판들은 함준후의 접촉 파울을 선언한 뒤 그 흔하던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지 않았다. 들것이 투입되고 아반도가 부축받아 일어나기까지, 심각한 상황이 오랜 시간 지속되는 동안 '혹시 보지 못한 U-파울이 있지 않을까' 궁금해서라도 비디오를 확인할 것 같았지만 심판들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이런 판정은 재정위원회에서 오심으로 드러났다.
농구에서 U-파울을 엄격하게 보는 이유는 '선수 보호'와 함께 '리스펙트(RESPECT)' 스포츠맨십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리그를 주관하는 KBL과 경기 진행을 이끄는 심판이 '선수 보호'를 위한 운영을 하지 않는데, 어떤 선수가 안심하고 리그에 대한 애정을 쏟아부을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미숙한 심판 운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 시즌에도 줄기차게 크고 작은 오심과 고무줄 판정 기준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심판설명회가 열려 왔다. 그 때마다 KBL은 해당 팀에만 결과를 통보하고 부실 판정에 대한 처분은 '비밀주의'를 고수해왔다. 그 사이 불신은 더 커지고 있다.
시즌이 4라운드로 접어들면서 순위 경쟁과 판정에 더 민감해질 시기다. 부실 판정에 대한 온정주의가 자질 향상을 오히려 저해하는 건 아닌지 다시 고민해 볼 때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