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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정관장 홍삼 몸보신 잘했네.'
이로써 소노는 8연패 탈출에 성공하는 대신 정관장을 5연패 수렁에 몰아넣었다. 특히 소노는 올 시즌 맞대결에서 상대 9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정관장에 무패 3전승을 거두며 '정관장 킬러'임을 입증했다.
경기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
게다가 외국인 선수 각 1명씩 출전하게 된 것도 공통적 고충. 소노는 교체 선수로 영입키로 한 새 용병이 입국하지 않아서 오누아쿠 한 명으로 버텨야 했고, 정관장은 대릴 먼로가 부상으로 빠진 바람에 최근 신규 영입한 로버트 카터에 의존했다. 전력 손실 비교에서 굳이 경중을 따지자면 소노가 더 심하다고 할 수 있었다. 간판 에이스 이정현이 부상으로 여전히 이탈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인 두 팀은 어쩔 수 없이 '동상이몽'까지 꿔야 했다. 서로를 위기 탈출 절호의 찬스로 여겼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두 팀은 앞으로 남은 살인적인 일정에서 원주 DB, 창원 LG, 서울 SK 등 강팀을 상대해야 한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오늘 정관장과 30일 서울 삼성전 이후 객관적 전력으로 이기기 힘든 상대들이다. 그래서 미리 두 경기라도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식 정관장 감독 역시 "저쪽(소노)도 같은 생각이겠지만 이번에 반드시 연패 탈출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각오다"며 김승기 감독과 같은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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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최근 긴 연패에 빠진 두 팀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경기력이 각각 좋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실책과 완성도 떨어지는 슈팅을 주고 받으며 양쪽 팬 모두를 답답하게 했다. 하지 않아도 될 턴오버와 마음만 조급한 플레이가 너무 많았다.
그런 가운데 김승기 감독의 우려대로 이정현의 공백이 너무 컸다. 정관장은 카터를 골밑에 심어놓지 않고도 사실상 원맨쇼를 한 박지훈 등 앞선의 기동력으로 리드를 잡아나갔다. 반면 지난 시즌 '양궁농구' 명문이었던 소노는 1쿼터에 시도한 3점슛 6개가 모두 실패하면서 20-24로 뒤진 채 1쿼터를 마쳐야 했다.
소노의 외곽 체증은 2쿼터에도 이어졌다. 3점슛 8개를 시도했지만 1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점수 차는 38-47, 9점 차로 더 벌어졌다. 3쿼터 초반 흥미로운 희비가 교차하기도 했다. 정관장은 정효근, 카터가 연속 3점슛을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53-38로 달아났다. 김승기 감독이 작전타임을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흥미로운 반전극, 소노의 작전타임 효과가 단 번에 나왔다. 함준후화 오누아쿠가 연속 3점슛으로 응수하며 잃었던 6점 차를 금세 회복했다.
이는 치열한 추격전의 신호탄이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고, 애를 태웠던 소노의 외곽포가 봇물 터지듯 나왔다. 3쿼터 종료 2분35초 전, 김강선을 시작으로 알렉스 카바노에 이어 '불꽃슈터' 전성현까지 불을 뿜으면서 종료 1분36초 전 63-63 동점이 됐다. 쿼터 종료 3초 전 카바노의 보너스 원샷 플레이로 마침내 역전(66-65)에 성공한 소노는 홈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분위기는 익을 대로 익었고, 4쿼터는 숨막히는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심판의 어설픈 판정까지 더해져 혼란 속에 펼쳐진 진땀 레이스는 종료 32.7초를 남겨두고서야 결말을 보였다. 오누아쿠가 카터와의 1대1 포스트업에서 보너스 원샷을 유도하는 골밑슛을 성공한 게 위닝샷이었다. 오누아쿠는 카터를 5반칙으로 몰아내며 '확인사살'까지 했다.
고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