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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믿음이 잠든 호랑이를 깨웠다.'
남자농구 부산 KCC의 '무적 질주'가 무섭다. 3라운드 들어 '슈퍼팀'의 위용을 회복하면서 시즌 최다연승 타이기록인 7연승을 달렸다. 부상 후유증을 극복한 송교창(27)이 허웅-최준용-라건아 황금 라인업과 조화를 이루기 시작하면서 나온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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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원정에서 밤늦게 귀가한 이승현은 힘들 때마다 늘 위안이 되어 준 아내와 대화하던 중 새벽 2시쯤 전 감독에게 문자 인사를 보냈다. "감독님, 믿고 출전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도,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을 또 믿어 준 감독이 '진심' 고마웠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 감독은 이승현의 부진이 장기화될 때에도 "이승현은 살아날 것이다. 이승현에게 힘이 되는 얘기 좀 많이 해달라"며 '대변인' 역할을 자청해왔다.
그런 믿음에 비로소 '약발'이 작용했을까. 이승현은 울산전 이후 2경기 연속 8득점에 평균 2어시스트-1.5리바운드로 이전 평균 기록의 두 배로 상승하더니 한국가스공사전에서는 시즌 커리어하이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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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는 이승현 입장에서 '그냥 하는 말이겠지'라는 생각에 큰 위로가 되지 않았단다. 하지만 단발적 립서비스가 아니라 믿음으로 똘똘 뭉친 '동료애'라는 걸 깨닫는 순간 힘을 얻기 시작했다.
"정말 끈질기게 (내 방을)찾아오더라. 그런 동료들이 너무 고맙다"는 이승현은 "유독 끈질겼던 허웅과 최준용은 물론, 훈련할 때 나의 상대가 돼 주고 자신감을 준 라건아에게 특별히 감사하고 싶다"며 웃음기를 살짝 되찾았다.
'괴짜' 최준용은 이승현이 25일 수훈선수로 방송 인터뷰를 할 때 불쑥 나타나 "이승현이 돌아왔다!"라고 소리치며 애교있는 '방송사고'를 냈다. 그런 '믿음'의 동료애가 이승현을 부활시켰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