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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항저우ON]'연봉이 전부 아니다'韓 농구 굴욕의 날, 中-日에 밀려난 참담한 민낯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3-10-04 02:43 | 최종수정 2023-10-04 06:47


[항저우ON]'연봉이 전부 아니다'韓 농구 굴욕의 날, 中-日에 밀려난 …
사진=연합뉴스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농구의 참담한 현실이 드러났다. 남자농구는 일본에 이어 중국에 패했다. 여자농구도 일본에 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3일 열린 일본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58대81로 패했다. 단 한 번의 리드도 잡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일본은 한국의 내외곽을 오가며 거세게 흔들었다. 이로써 한국 여자농구는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 것은 맞다. 일본은 최근 세계농구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예상을 깨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멤버 중 7명이 이번 대표팀에 합류했다.

경기 뒤 정 감독은 "뭘 해보지도 못하고 진 기분이라 경기에 대해 총평하기 민망할 정도다. 체력 등 전체적으로 완패다. 준비한다고 했지만, 역시 올림픽 2위 면모가 나타나는 경기였다. 앞으로 한국 농구가 더 많이 노력하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항저우ON]'연봉이 전부 아니다'韓 농구 굴욕의 날, 中-日에 밀려난 …
사진=연합뉴스
'주장' 김단비(아산 우리은행)도 "우리 선수들도 알아야 할 것이 우리나라에서 잘한다고 최고가 아니다. 나도 안일한 마음에 정체가 된 면이 있다. 일본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평소 운동과 경쟁이 힘들고, 경기에 나오면 쉽다'고 한다. 항상 그런 경쟁을 이겨내고 나온 선수들이다. 후배 선수들이 국내 리그에서 연봉을 많이 받는다고 하지만, 이렇게 국제 대회에 오면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 늘 배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성장해서 다음 후배 선수들은 일본을 이기기를 바란다. 나는 일본을 이길 때도 뛰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역전을 당한 선수"라고 작심발언했다.

한국은 2010년 체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당시 현 정선민 대표팀 감독, 박정은 김지윤 변연하 이미선 신정자 임영희 등이 뛰었던 때를 마지막으로 이후로는 일본 여자농구가 한국을 추월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때 대표팀 막내가 바로 김단비였다. 김단비는 "일본은 소속 팀 소집 기간보다 대표팀 소집 기간이 더 길다고 한다. 그 정도로 대표팀에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조직력이 매우 좋다는 점을 느낀다. 우리도 그런 면에서 더 투자가 이뤄지면 후배 선수들이 충분히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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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보물센터' 박지수(청주 KB스타즈) 역시 "일본은 키가 작은데도 국제 경쟁력이 있는 팀이다. 우리도 신장 탓을 할 것이 아니라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한국 농구 강점이 원래 스피드와 3점이었는데, 그게 다 장점이 아닌 것이 됐다. 국내에서만 하다 보니 (세계 흐름에 뒤지는)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다"고 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평균 신장은 1m76이다. 한국(1m78)보다 작다. 일본의 최장신 선수는 1m85, 우리의 최장신은 박지수로 1m98이다.


[항저우ON]'연봉이 전부 아니다'韓 농구 굴욕의 날, 中-日에 밀려난 …
사진=연합뉴스
남자대표팀은 더욱 처참하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지난달 30일 일본과의 조별리그 대결에서 패했다. 한국은 일본 2진급 멤버에도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조 2위에 랭크돼며 12강 결정전으로 추락했다. 바레인을 잡고서야 가까스로 8강전에 합류했다. '추일승호'는 3일 중국과의 경기에서 70대84로 패했다. 한국은 도하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으로 8강에서 짐을 싸며 체면을 구겼다.

경기 뒤 추 감독은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죄송스럽다. 개인적으로도 치욕스러운 대회다. 선수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농구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항저우(중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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