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박신자컵에서부터 심상치 않다.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KB의 '라이벌전'은 벌써부터 시작이다.
KB 역시 부산 BNK를 84대64로 눌렀다. 파죽의 3연승이다.
두 팀은 박신자컵 결승에서 붙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KB는 첫날 에네오스를 완파했고, 하나원큐, BNK를 모두 물리쳤다. 남은 필리핀 대표팀과의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B조 1위를 확정지었다.
이번 대회는 동률일 경우, 승자승 원칙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 KB가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고, 에네오스나 하나원큐가 3승1패를 한다고 해도 KB가 조 1위를 차지한다.
우리은행은 A조 1위가 유력하다. 개막전에서 일본의 강자 토요다를 연장 혈투 끝에 물리쳤다. 이후 삼성생명, 신한은행을 연파했다. 호주에서 온 벤디고와 경기가 남아있다. B조는 우리은행을 비롯, 삼성생명, 신한은행, 토요다, 벤디고가 속해 있다. 벤디고가 남은 경기, 토요다와 우리은행전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극적 1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객관적 전력 상 토요다와 우리은행을 모두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박신자컵은 조별 풀리그를 거쳐 1, 2위 팀이 4강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을 확정짓는 방식이다. 우승 상금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인상된 이번 대회에는 총 10개 팀이 참가했다.
그동안 유망주들의 경연장이었지만, 올 시즌부터 WKBL은 야심차게 규모를 확대시킨 국제대회로 위상을 올렸다.
4강 변수가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우리은행과 KB가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은행은 박혜진은 없지만, 박지현이 절정이다. 지난 신한은행전에서 30득점을 올렸다. 경기를 지배했다. 김단비도 여전히 팀의 코어. 여기에 유승희가 팀에 녹아들었고, 나윤정 노현지가 좋은 역할을 한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유승희와 나윤정이 팀 훈련을 충실히 했다"고 했다. 우리은행 특유의 끈끈한 공수 조직력과 끈적한 몸싸움. 그리고 승부처 코어의 힘이 제대로 발현되고 있다.
KB도 인상적이다. 박지수와 강이슬이 강력한 원-투 펀치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박지수는 지난 시즌 공황장애 증세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이번 대회 3경기에서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가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강력한 전력과 함께 '내실'을 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허예은과 심성영은 외곽에서 제 역할을 한다. 김예진과 염윤아가 '블루워커' 역할을 하면서 팀의 끈끈한 수비력을 채워주고 있다. 이윤미, 양지수, 김소담 등이 고정적 로테이션 멤버로 참가하면서 팀 전체적 활동력이 늘어났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KB가 그동안 좋은 객관적 전력에도 아쉬웠던, 수비의 전투성, 체력적 부담감에 의한 높은 주전 의존도의 미세한 약점을 3경기에서 해소한 모습이다.
두 팀이 결승전에서 만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리은행은 토요다를 제압했지만, 연장 혈투를 치렀다. 질 뻔했던 경기였다. KB는 에네오스를 대파했지만, 충분한 저력이 있는 팀이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현 시점에서 4강전은 한-일전이 될 확률이 높다. 우리은행과 KB가 4강 서바이벌에서 살아남는다면, '미리보는 챔프전'이 될 수 있다.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박신자컵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