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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솔직히 어깨가 좀 많이 무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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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지난 2022~2023시즌을 앞두고 KGC의 지휘봉을 맡아 2013~2014 시즌 서울 삼성 감독 대행 이후 8년 만에 프로무대에 복귀했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화려한 컴백'이었다. 김 감독은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과 선수들의 과부화를 최소화시키는 '모션 오펜스'를 앞세워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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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그런 안 좋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말에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로 팀을 이끌어가려고 했다.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힘을 북돋아주려고 노력했다. 위기도 있었지만, 끝내 좋은 결과로 이어진 점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느낀다".
선수와 코치시절, 여러 팀을 전전하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쌓은 김 감독의 내공은 호수처럼 고요하고, 옥석처럼 단단하다. 부질없이 떠도는 이야기나 일부러 깎아내리려는 말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화려한 영광은 잠시 뿐이었다. 우승의 주역들이 각자의 이유로 대거 이탈하면서 김 감독은 지금 새로운 숙제를 산더미처럼 떠안게 됐다. 김 감독은 "감독이라면 누구나 최고의 선수들을 데리고 있고 싶어한다. 그러나 내 뜻대로만 일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오세근, 문성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결국 잡지 못했다. 아쉽지만, 지나간 일이다. 지금은 그 자리를 어떻게 채울 것인지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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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나를 믿고 팀에 와 준 새 선수들, 그리고 어린 선수들이 매우 의욕적으로 따라와주고 있어서 참 고맙다. 갖고 있는 실력도 다 뛰어나다. 이걸 어떻게 조합해서 팀에 맞게 쓰는 지가 바로 내 숙제인 것 같다"면서 "그런 면에서 존스컵은 좋은 무대다. 다양한 유형의 여러 팀들을 상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6일 일본 대학선발을 상대로 고전했는데, 팀 입장에서는 정말 많은 공부가 되는 경기였다. 이런 경기를 해봐야 선수들도 느끼는 바가 있고, 팀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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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식상하고 뻔한 질문임을 알면서도 김 감독에게 '새 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려운 질문이다. 모든 감독이 '우승'을 바라며 시즌을 준비한다. 하지만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놓친 선수들을 영입한 다른 팀들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매우 강해졌다. 그렇다고 '목표는 6강이다' 이렇게 말할 수도 없다. 나를 믿고 와준 선수들에게 마치 한계를 부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은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는 게 목표다. 플레이오프 그 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덕장 성공시대'를 연 김 감독은 새 시즌에는 조금은 더 강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새로운 KGC'를 만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윌리엄 존스컵이라는 '실험장'을 거치며 김 감독과 KGC가 어떻게 탈바꿈하게 될 지 기대된다. '뉴 버전 KGC'는 이제 막 태동을 시작했다.
타이베이(대만)=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