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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현실은 냉정했다. 4차전, 전성현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을 때, 여러가지 해석이 있었다.
"전성현이 10분 정도만 소화해도 답답한 공격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강한 압박 수비가 40분 내내 지속되는 캐롯-현대모비스 6강 시리즈를 감안할 때, 체력과 슈팅 감각이 완전치 않은 전성현의 출전은 오히려 독"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 몇몇 전문가들은 '후자'의 의견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전성현은 예상을 벗어났다. 지난 8일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5분29초를 뛰면서 3점슛 3개를 터뜨렸다. 승부처에서 가장 필요한 순간 터진 3점포였다.
현대모비스 수비의 틈이 생기자 곧바로 3점포를 꽂아넣었고, 정규리그 애용하던 디드릭 로슨과 빅-빅 픽&롤, 픽&팝으로 결정적 3점포를 터뜨렸다.
전성현의 예상치 못한 활약에 현대 모비스는 수비에 균열이 생겼다. 캐롯의 사기는 올라갔고, 전성현이라는 옵션의 코트에 들어오면서 생기는 이정현과 로슨의 상대적 느슨함을 적극 공략했다.
한마디로 '에이스의 힘'이었다. 4차전, 전성현은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줬다.
양팀은 2승2패가 됐다. 현대모비스는 '전성현 딜레마'에 빠졌다. 분명, 객관적 상황은 전성현이 20분 이상을 출전하지 못한다. 여전히 돌발성 난청의 후유증을 겪고 있고, 슈팅 감각은 온전치 않다. 그런데, 3점포가 무섭게 들어간다. 전성현에게 수비가 쏠리면 이정현과 로슨을 견제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전성현의 수비에 신경쓰지 않을 수도 없다.
즉, 5차전에서 현대모비스는 전성현이라는 강력한 '미끼'를 물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현대모비스와 캐롯의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은 10일 울산에서 열린다. 전성현은 5차전에서도 풀 타임을 소화하긴 힘들다. 15~20분 정도의 출전시간이다. 이 시점의 주도권을 누가 가지고 가느냐에 따라 4강 티켓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전성헌 20분 출전 비밀'이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됐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