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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두경민의 DB, 지난 시즌 허 웅의 DB에 비해 뭐가 달라졌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2-10-05 09:12


DB 두경민. 사진제공=KBL

KCC 허 웅. 사진제공=KBL

[통영=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올 시즌 원주 DB의 가장 큰 변화는 간판 가드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DB의 공격을 이끈 허 웅은 7억5000만원의 거액을 받고 FA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DB는 재빠르게 대응, 한국가스공사에서 FA로 풀린 두경민을 데려왔다.

한때, DB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경민과 허 웅은 올 시즌 라이벌리를 형성하는 구도를 만들었다. 4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KBL컵 DB와 KCC의 경기는 그래서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싱거웠다. 97대77, DB의 20점 차 승리였다. 하지만, 양팀의 전력 자체가 차이가 났다. DB는 1차전 KT전에서 패했지만, 두경민을 비롯, 아시아쿼터 최고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이선 알바노가 외곽에 있었고, 드완 에르난데스, 김종규 강상재 등 완전체의 전력을 자랑했다. 반면, KCC는 이승현이 수술 이후 재활. 본격적 훈련을 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허 웅 역시 컨디션은 아직까지 100%가 아닌 상태였다. 결국 4쿼터 중반 레이업 슛 이후 착지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했다. 여기에 타일러 데이비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 론데 홀리스 제퍼슨 역시 팀에 합류한 지 사흘이 지난 시점이었다. 게다가 중요한 롤 플레이어 정창영도 복귀 이후 실전감각이 없었고, 전준범 김지완 등은 출전 조차 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두경민의 인터뷰는 인상적이었다. 그는 '허 웅이라는 슈퍼스타가 있던 빈 자리에 내가 들어간다. DB 팬 분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선수가 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사실, 기량적인 면만 따지면 두경민이 허 웅에게 뒤지지 않는다. 두경민은 강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한 속공 능력과 좋은 수비력을 지니고 있다. 반면, 실수가 많은 편이다. 허 웅은 리그 최상급 오프 더 볼 무브를 지니고 있고, 슈팅 능력이 탁월하다. 슈팅 효율성도 좋다. 활동력은 상당히 강한 편이지만, 수비 능력은 평균 정도다. 즉, 각각의 장, 단점이 다르다.

두경민은 "박찬희 형의 조언을 많이 듣고 있다. 개인이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KCC와 맞붙는다면, 팀 수비에 중심을 둘 것이다. 허 웅은 막기 힘든 선수다. 하지만, 팀 수비를 한다면 좀 더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DB의 현재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분석했다. 그는 "일본 전지훈련부터 한 번에 무너지는 경향이 있고, 오늘도 15점 차가 단숨에 확 좁혀졌다. 서서히 이런 약점을 메우고 있고, 공격에서 확실한 트랜지션 게임, 수비에서는 내외곽의 활발한 로테이션이라는 팀 컬러가 정립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DB는 1옵션 외국인 선수 얀테 메이튼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팀 전력 자체가 상당히 불안했다. 김종규도 몸상태가 좋지 않았고, 상무에서 제대한 강상재도 팀 시스템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허 웅은 팀 공격을 하드캐리했다. 올 시즌 DB는 강해졌다. 알바노를 데려오면서 두경민과 함께 강력한 백코트진을 형성했다. 식스맨으로 공수 겸장인 김현호도 있다. 여기에 1옵션 외국인 선수 드완 에르난데스, 몸상태가 좋아진 김종규와 팀 시스템에 적응한 강상재가 버티고 있다. 베스트 5만 놓고 보면 어떤 팀과 경기를 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단,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두경민은 냉정하게 보면, 게임 리딩에 약점이 있다. 팀 리더로서 리더십이 견고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DB는 지난 시즌보다 빠르고 위력적으로 변했다. 허 웅 대신 두경민이 들어왔기 때문이 아니라, 팀 전체적 전력 자체가 강해졌다. 하지만 공수 조직력이 2% 부족하다. 메워가는 과정이다. 두경민의 역할은 이 부분에서 중요하다. 통영=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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