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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올 시즌 원주 DB의 가장 큰 변화는 간판 가드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결과는 싱거웠다. 97대77, DB의 20점 차 승리였다. 하지만, 양팀의 전력 자체가 차이가 났다. DB는 1차전 KT전에서 패했지만, 두경민을 비롯, 아시아쿼터 최고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이선 알바노가 외곽에 있었고, 드완 에르난데스, 김종규 강상재 등 완전체의 전력을 자랑했다. 반면, KCC는 이승현이 수술 이후 재활. 본격적 훈련을 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허 웅 역시 컨디션은 아직까지 100%가 아닌 상태였다. 결국 4쿼터 중반 레이업 슛 이후 착지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했다. 여기에 타일러 데이비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 론데 홀리스 제퍼슨 역시 팀에 합류한 지 사흘이 지난 시점이었다. 게다가 중요한 롤 플레이어 정창영도 복귀 이후 실전감각이 없었고, 전준범 김지완 등은 출전 조차 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두경민의 인터뷰는 인상적이었다. 그는 '허 웅이라는 슈퍼스타가 있던 빈 자리에 내가 들어간다. DB 팬 분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선수가 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두경민은 "박찬희 형의 조언을 많이 듣고 있다. 개인이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KCC와 맞붙는다면, 팀 수비에 중심을 둘 것이다. 허 웅은 막기 힘든 선수다. 하지만, 팀 수비를 한다면 좀 더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DB의 현재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분석했다. 그는 "일본 전지훈련부터 한 번에 무너지는 경향이 있고, 오늘도 15점 차가 단숨에 확 좁혀졌다. 서서히 이런 약점을 메우고 있고, 공격에서 확실한 트랜지션 게임, 수비에서는 내외곽의 활발한 로테이션이라는 팀 컬러가 정립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DB는 1옵션 외국인 선수 얀테 메이튼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팀 전력 자체가 상당히 불안했다. 김종규도 몸상태가 좋지 않았고, 상무에서 제대한 강상재도 팀 시스템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허 웅은 팀 공격을 하드캐리했다. 올 시즌 DB는 강해졌다. 알바노를 데려오면서 두경민과 함께 강력한 백코트진을 형성했다. 식스맨으로 공수 겸장인 김현호도 있다. 여기에 1옵션 외국인 선수 드완 에르난데스, 몸상태가 좋아진 김종규와 팀 시스템에 적응한 강상재가 버티고 있다. 베스트 5만 놓고 보면 어떤 팀과 경기를 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단,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두경민은 냉정하게 보면, 게임 리딩에 약점이 있다. 팀 리더로서 리더십이 견고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DB는 지난 시즌보다 빠르고 위력적으로 변했다. 허 웅 대신 두경민이 들어왔기 때문이 아니라, 팀 전체적 전력 자체가 강해졌다. 하지만 공수 조직력이 2% 부족하다. 메워가는 과정이다. 두경민의 역할은 이 부분에서 중요하다. 통영=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