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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패스 주고, 들어가!" "왼쪽 막고!"
그런데 장애인 선수들이 펼치는 휠체어농구에서는 색다른 효과음이 경기장을 지배한다. 일단 농구화의 마찰음은 없다. 휠체어를 탄 채로 드리블과 패스, 슛과 리바운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소리의 공백을 날카로운 충돌음이 메운다. '철컹! 쾅!' 바로 선수들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경기용 휠체어들이 부딪히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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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장애인 스포츠종목 가운데 최초로 리그제(2015~2016시즌)를 출범했다. 2015년에 본격적으로 출범한 사단법인 한국휠체어농구연맹(KWBL)에 의해 운영되는 'KWBL 휠체어농구리그'가 벌써 8시즌째 운영되고 있다. 올해에도 총 6개팀(제주삼다수, 춘천시장애인체육회, 대구광역시청, 수원무궁화전자, 코웨이, 고양홀트)이 리그 우승을 놓고 열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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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이동이 원활치 않고, 숙소 문제 등이 걸려있는 바람에 매 라운드는 전반(3경기)과 후반(2경기)으로 나누어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치러진다. 1라운드도 제주(6월 17~19일)와 수원(7월 9~10일)에서 나누어 열렸다. 2라운드는 수원(7월 29~31일)과 고양(8월 20~21일)에서 열린다. 3라운드는 대구(9월 3~4일)와 춘천(9월 16~18일)에서 예정돼 있다.
기자는 2라운드 전반이 펼쳐진 수원 칠보체육관에서 31일 열린 3경기를 직접 관전했다. 10년 이상 남녀 프로농구를 현장 취재한 기자의 첫 휠체어농구 '직관'이었다. 처음 만난 휠체어농구는 예상 이상으로 빠르고, 격렬했다. 또 엄청나게 발달된 선수들의 팔과 상체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폭발력은 관중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농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금세 휠체어농구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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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농구리그는 전 경기가 무료 입장이다. 경기가 있을 때는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채널로도 생중계된다. 스스로 '농구 팬' 혹은 '농구 마니아'라고 자부한다면, 한번쯤 휠체어 농구로 시선을 돌려보기를 '강추'한다. 또 다른 '리얼'한 승부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