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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였다' SK 김선형, 리더의 재탄생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2-05-05 12:37


SK 김선형. 사진제공=KBL

SK 김선형.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딱 두 달 전이다. 3월5일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경기.

SK 에이스 김선형은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1쿼터 오른 손가락 중지 탈구 부상을 입었다. 뼈가 피부를 뚫고 나왔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부상으로 힘들었다. 올 시즌 완벽한 부활을 알렸고, SK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전치 3~4주의 부상. 좌절할 만했다.

하지만 김선형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시즌 막판이었다.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이었다. 어쩔 수 없는 부상이었다.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어떻게 생각을 바꿨을까. 그는 "새로 시작하자고 다짐했다. 남들이 지칠 때, 시즌 첫 시작처럼 플레이오프를 쌩쌩하게 시작하자고 생각했다. 곧바로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고 했다.

특유의 성실함이 불운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몸을 제대로 만들었다. 플레이오프 4강 오리온과의 경기. 김선형의 매치업 상대 이대성과 이정현은 놀랐다. 김선형에게 "정규리그 1라운드 시작하는 사람처럼 보인다"고 했다.


더욱 위력적으로 변했다.

KGC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선형은 "챔피언결정전이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또 "선수들은 코트에서 부딪쳐보면 본능적으로 안다. 1차전은 4쿼터부터 KGC의 페이스가 느려지기 시작했고, 2차전은 3쿼터 초반부터 그랬다"고 했다. 김선형이 경기가 끝난 뒤 "더욱 강하게 맞서겠다"고 판단한 근거다.

올해 33세. 딱 10년 차 시즌이다. 리더의 품격이 있다.

일단, 상황 파악을 냉정하게 한다. 그는 "KGC가 (챔프전에) 올라왔으면 했다. 단지 정규리그 우리가 상대 전적에서 뒤졌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제 경험상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우세했던 팀에게는 별다른 변화없이 그대로 한다. 이 부분이 불안하다. 첫 챔프전이었던 현대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도 정규리그에서는 4승2패로 앞섰지만, 챔프전에서는 4전 전패를 했다. KGC를 만나면 좀 더 강한 마인드와 실질적 변화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팀에 뭐가 필요한 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그는 "정규리그에서 KGC에게 패했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수비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이고, 우리 팀 컬러를 살리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도 변화된 부분이 필요했다"고 했다.

전희철 감독이 했던 얘기와 유사하다. 전 감독은 "김선형이 챔프전 1차전에서 정말 깔끔한 리딩을 했다. 2차전 전반에는 약간 무리했지만, 후반 저돌적 모습으로 팀 컬러를 극대화시켰다"고 했다.

강력한 속공으로 KGC 주전들의 체력 약점을 공략했다. 무더기 속공 득점을 쏟아 부었다.

3차전에 대한 생각도 정리했다. "분명 전반이 가장 큰 포인트다. KGC의 변화를 예상, 계속 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전 감독과 비슷한 방향의 발언이다. '혹시 전 감독과 이전에 이런 얘기를 같이 나눴냐'고 묻자 "그런 건 아니고, 워낙 익숙하다 보니 저절로 맞춰지는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데이에서 오세근은 "변준형이 김선형을 혼내주려고 한다"고 농담섞인 도발을 했다. 김선형은 "혼내주러 왔다가 혼나고 갈 것"이라고 재치있게 반응했다.

김선형은 이 부분에 대해 "아직 후배들에게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치업에서는 당연히 내가 우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챔프전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 솔직히 매치업에 대한 생갭다는 챔프전에서 팀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 지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최준용은 "자밀 워니와 김선형이 어떻게든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지 않고 내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김선형은 세번째 챔프전이다. 그는 "현대 모비스와의 첫번째 챔프전은 경험이 너무 부족했다. 현대 모비스라는 파도에 서핑을 하기도 전에 휩쓸린 챔프전이었다. DB와의 두번째 챔프전은 부상으로 인해 몸 상태에 자신이 없었다. 지금 챔프전은 컨디션도 좋고 몸상태도 좋다. 2차전에서 살짝 삐끗했는데, 약간 놀란 정도"라고 했다.

김선형에게 리더의 품격이 느껴진다. 팀 전체를 아우르면서도 에이스로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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