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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왜 스펠맨이 챔프전 모든 키를 쥐고 있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2-05-01 20:50 | 최종수정 2022-05-02 06:50


스펠맨와 SK전 경기장면.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결국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의 모든 키는 오마리 스펠맨(KGC)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규리그 1위, 4강 플레이오프 오리온전 3전 전승. 서울 SK 나이츠는 강하다.

올 시즌 최고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즌 초반 이런 평가를 받진 못했다. SK 지휘봉을 잡은 전희철 감독은 초보 사령탑, 최준용은 지난 시즌 불미스러운 사건과 부상이 겹쳤다. 김선형도 지난 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태업'에 가까운 플레이를 했던 자밀 워니의 부활도 장담할 수 없었다. 믿음직한 토종 빅맨까지 없는 약점까지 겹치며, SK는 올 시즌 우승을 위협할 다크호스 정도로 꼽혔다.

그러나, 비 시즌 전 감독은 팀의 끈끈함을 더했다. 끈끈함에는 실체가 있었다. 최준용을 부활시켰고, 워니는 비효율적 외곽 공격 대신 골밑에 집중하면서 SK 팀 공헌도를 극대화. 안영준은 확실히 스텝 업이 됐고, 김선형은 팀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효율적 전술로 오재현 최원혁을 적재적소에 쓰면서 SK는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 강해졌다.

단, 고대 그리스 신화의 아킬레스처럼 '천적'이 존재했다. 안양 KGC 인삼공사였다.

KGC는 오마리 스펠맨과 데릴 먼로를 외국인 선수로 선택했다. 이재도가 빠져나갔지만, '디펜딩 챔피언'의 전력은 고스란히 남았다. 단, 정규리그에서 혼란스러웠다. 스펠맨은 뛰어난 운동능력을 지녔지만, 팀에서 겉돌았다.

변준형 문성곤 전성현 오세근은 제 몫을 했지만, 식스맨의 부재가 있었다. 주전들의 의존도가 심해지면서 3쿼터 이후 체력저하가 나타났고,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결국 정규리그 1, 2위 싸움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았다. 절체절명의 순간, 지난 시즌 끝까지 살아남은 경험을 축적한 KGC의 주축들은 점점 강해졌다. 특히, 정규리그 1위 SK를 완벽하게 잡아냈다. 정규리그 5승1패.


1패 역시 전반까지 20점 이상 앞서다 당한 충격적 역전패했다. 때문에 전희철 감독은 "KGC가 우리의 천적이 맞다"고 했다. 또 "시간이 있으면 팀 컬러를 변화시켜 잡을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두 팀이 만났다. 정규리그와 양상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핵심은 스펠맨이다.

스펠맨은 SK와의 맞대결에서 최적의 외국인 선수다. 뛰어난 운동능력을 지닌 그는 트랜지션과 블록슛 능력이 뛰어나다. 골밑에서 버티는 힘도 있다. 때문에 SK 자밀 워니와의 맞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 게다가 SK 특유의 림 어택의 최대 방해물이다. 최준용 안영준이 빠른 스피드로 속공을 할 때, 스펠맨이 버티고 있으면 원활하게 메이드가 되지 않는다. 블록을 당하기도 하고, 무리한 이중동작으로 미스를 범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선형의 위력도 살짝 살짝 떨어졌다. 즉, 워니의 포스트업과 SK 림 어택을 동시에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였다.

그런데, KGC는 6강, 4강에서 스펠맨 없이 경기를 치렀다. 데릴 먼로가 상당히 잘했다. 단, KT전에서 보여줬던 골밑 수비에는 약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운동능력이 떨어진다. KGC는 더블팀, 트리플 팀으로 KT 포스트업 공격을 견제했고, KT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당했다. 단, 워니는 좀 다르다. 상당히 영리하다. 게다가 SK는 조직적 움직임으로 KGC의 2중, 3중 마크를 역이용, 또 다른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즉, 매치업 상성은 KGC가 유리하지만, 스펠맨이 뛰지 못하면 오히려 SK가 유리한 구조가 된다. 그런데, 4강이 끝난 뒤 스펠맨이 챔프전 참가를 선언했다.

KGC 측은 "골멍 부상이 있었던 스펠맨은 당초 출전이 쉽지 않았다. 본인도 플레이오프 출전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극적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아직까지 컨디션이 완벽하진 않다. 운동 시작한 지 1주가 지났다. 한 주 정도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 젊기 때문에 올라오는 속도가 가파르다"고 했다.

스펠맨이 없을 경우, 스펠맨이 출전할 경우, 양팀의 매치업 상성은 급격하게 달라진다. 즉, 스펠맨이 어느 정도 출전시간에 어떤 퍼포먼스를 보이느냐에 따라 양팀의 희비는 엇갈릴 공산이 높다. 챔프전 키는 스펠맨이 쥐고 있는 이유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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