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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두목' 같은 리더십도 있고, '수호신' 같은 든든함도…."
기대감이 크다. 과거 두 사람이 만든 '영광의 시간' 때문이다. 이승현과 이종현은 고려대에서 호흡을 맞추며 팀을 최강으로 만들었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시너지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수밖에 없다.
12일. 고양실내체육관 인터뷰실에서 마주한 이승현은 "심정은 반반이다. 최진수 형이 다른 팀(현대모비스)으로 가게 돼 아쉽다. 반대로 종현이가 합류하게 됐다. 개인적 친분이 있어 좋다. 감독님께서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하셔서 좋다. 내가 빠질 때 종현이가 코트에 들어갈 수 있다. 믿음직한 아군을 얻었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현과 이종현의 인연은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종현이 용산고 1학년, 이승현이 휘문중 2학년이던 2009년이다. 이종현이 이승현에게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문자를 보냈다. 농구 잘하는 형과 친해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후 둘은 고려대에서 함께 뛰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길이 엇갈렸다. 이승현은 2014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오리온, 이종현은 2016년 드래프트 1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입단했다.
프로 생활은 사뭇 달랐다. '형' 이승현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MVP 등 프로에서도 자리를 확실하게 잡았다. 반면, 이종현은 아킬레스건(2017년)-무릎(2018년) 부상으로 주춤했다. 지난 시즌에는 두 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2018~2019시즌에는 29경기에서 평균 7.9득점-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종현은 "많이 힘들었다. 승현이 형은 농구를 떠나 정신적으로 큰 힘을 줬다. 형은 '두목' 같은 리더십도 있고 '수호신' 같은 든든함도 있다. 수호신의 보좌관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종현이가 많이 힘들어했다. 한 번은 이런 말도 했다. '2년 연속 부상 입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여기서 끝내야 하나'라고 했다. 종현이가 농구를 한 세월이 있다. 여기서 주저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자고 했다.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다. 새 팀에 적응 해야한다. 경기 감각과 체력도 올려야 한다. 옆에서 최대한 도와주겠다"며 웃었다.
든든한 아군을 옆에 둔 이종현은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그는 "유 감독님께서 오리온 가서 보란 듯이 잘 하라고 하셨다. 팬들께서 걱정하시는 것 잘 안다. 걱정을 깰 자신이 있다. 지금 당장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잘 적응해서 걱정을 깨드리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재회한 둘은 14일 열리는 서울 삼성전 첫 출격을 준비한다. 두 선수는 "1차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며 한 목소리로 외쳤다.
고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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