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웃음을 참느라 힘들다."
개막 2연패 뒤 3연승.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미소가 절로 나오는 상황. 여기에 강 감독 특유의 유머 섞인 '어록'이 더해지면 선수들은 더 이상 웃음 참기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이대성은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 웃음을 참느라 힘들다. 감독님께서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신다. 그게 철학이신 것 같다. 내가 KBL에서 선수생활하면서 그린 모습이 있다. (감독님의 성향이)그런 부분이랑 잘 맞는 것 같다.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신다. 긍정적으로 해주신다. 감사하다. 프로 선수는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 3연승이라는 결과가 나와 더 없이 좋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특유의 언변으로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과거 창원 LG 사령탑 시절 '성리학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강 감독은 작전타임을 불러 선수들에게 개인플레이 자제를 주문하며 "우리가 승리할 때 영웅이 나타난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이때 '승리'가 경상도 사투리와 섞이며 '성리'로 발음됐다. 이후 팬들은 강 감독에게 '성리학자'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9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강 감독. 그의 '어록'은 계속된다. 강 감독은 앞서 자유계약(FA)으로 이대성을 영입한 뒤 '갑옷론'을 펼쳤다. 강 감독은 "이대성은 그동안 무거운 갑옷을 입고 농구를 해왔다"며 긴장을 풀어줬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어록은 폭포수처럼 흘러나왔다. 첫 번째는 명량대첩. 지난 15일, 한호빈은 안양 KGC인삼공사를 잡은 뒤 "감독님의 작전명은 '명량대첩'이었다. 처음에는 웃었는데, 하나로 똘똘 뭉쳐서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감독님이 분위기를 좋게 이어나가려 하시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명량대첩은 이순신 장군의 지휘 아래 함정 12척으로 10배 이상의 왜군을 물리친 1597년 정유재란 당시 명량해전 승리다.
LG전 직후에는 '고양의 수호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강 감독은 "'고양의 수호신' 덕분에 승리했다. 바로 이승현이다. 이승현의 기록이 화려하지 않지만 고양을 지키는 수호신과 같은 존재다. LG의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과 육탄전을 하며 리바운드를 따내는 모습을 보시지 않았느냐. 이승현이 오늘 11점을 넣었지만 (활약을 점수로 환산하면) 30점을 넣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대성은 "감독님의 단어에는 뼈가 있는데, 사실 개그 욕심도 있으시다. 내게 비늘을 벗겨야 한다고 하신다. 나도 '등에 비늘이 있나' 확인해야 하는건가 싶다. 재미있다. 그런 단어가 이렇게 화제 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과거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뛸 때 유재학 감독님과의 '자유이용권을 건 자유투 경쟁'을 팬들께서 정말 좋아하셨다. 분위기 좋다"며 긍정 분위기를 전했다.
강 감독의 '어록 리더십'이 만든 시즌 초반 오리온의 상승세. 오리온은 25일 원주DB전에서 4연승에 도전한다.
고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