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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마이클 조던 놀이하면 안돼." vs "저 화려한 플레이 좋아해요."
2경기 연속 더블더블. LG전은 공-수 모두에서 팀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기록 외 더욱 돋보이는 게 있었다. 바로 희생. 양홍석은 득점보다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헌신적으로 가담했다.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하고, 동료들을 위한 플레이를 하자 손쉬운 득점 찬스가 자연스럽게 따라왔지 공격에 크게 욕심을 내는 모습이 아니었다. LG전 리바운드 10개 중 공격 리바운드가 절반이었다.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다는 건 손쉬운 골밑슛 찬스로 연결된다는 뜻이다.
사실 양홍석은 고교 시절 '초고교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키도 크고, 스피드도 있으며 개인 기량도 갖춰 전국에서 그를 막을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이었다. 어린 시절 화려했던 모습을 프로에서도 보여주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니 이도저도 아닌 선수로 크는 느낌이었다. 그 사이 드래프트 동기 허 훈은 리그 MVP가 되는 등 팀의 간판으로 거듭났다.
인터뷰 자리였지만 두 사람이 허심탄회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됐다. 서 감독은 "그동안 양홍석의 수비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적을 많이 했다. 지적 받으면 기분 좋은 사람이 있겠나. 하지마 홍석이가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처럼만 해준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궂은 일, 리바운드를 잘했다. 감독이 선수를 절대 빼기 싫은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랬다"고 극찬했다.
서 감독은 그동안 양홍석을 모질게 대한 것에 대해 "양홍석은 1번부터 4번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키가 크고 힘도 좋은데 드리블, 패스르 잘한다. 그만큼 다재다능하다.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가 되기를 바랐다. 그동안 몸에 밴 나쁜 습관이 있었다. 화려한 플레이를 지향했다면 이제는 실속있는 플레이를 했으면 한다. 아마추어 시절 '마이클 조던 놀이'를 프로에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동안 상대 선수 세 명을 달고 무모하게 슛을 올라갔었다. 화려한 것도 좋지만,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며 자연스럽게 화려함이 묻어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지적이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핸 애정어린 조언이었다는 뜻이었다.
양홍석도 이에 화답했다. 양홍석은 "지난 시즌까지는 나의 장점을 몰랐던 것 같다. 내 장점은 리바운드와 궂은 일이다. 키와 힘이라는 내 강점을 살리면 자연스럽게 다른 플레이도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서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변신하기 위한 준비를 악착같이 했다는 것이다. 양홍석은 "어릴 때부터 공격만 했으니, 사실 공격에 치중하고 싶지만 나는 허 훈 형처럼 재주가 없다. 그걸 알기에 찬스가 나면 슛을 던지고, 돌파를 하는 간결한 농구를 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유쾌한 밀당은 아직 끝이 아니다. 서 감독은 칭찬을 하다가도 "수비를 조금 더 다부지게 했으면"이라며 선제타를 날렸다. 이에 양홍석은 "사실 저 화려한 플레이 하고 싶어요"라는 애교 섞인 메시지를 보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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