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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하나, 둘! 하나, 둘!"
30분 가까이 몸을 푼 선수들은 전 감독의 신호에 맞춰 태백선수촌 정상을 향해 달려 나갔다. 선두그룹은 '가드 삼총사' 권시현 권혁준 이진욱이었다. 세 선수는 1~3위를 오가며 순항했다. 그 뒤는 김지후와 곽동기. 하지만 '산악 크로스컨트리' 에이스 군단도 숨이 턱 막히는 순간이 찾아왔다. 바로 '마'의 3.5㎞ 구간이었다. 오르막 경사가 급격히 가파라진 탓에 연신 숨을 헐떡였다.
포기는 없었다.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오르막 경사를 견뎌냈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피던 전 감독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선두 권시현을 향해서는 "지금 페이스만 유지하면 돼"라고 격려했다. 하위권으로 처진 유성호에게는 "포기하지마, 한 번 해보자"며 힘을 불어넣었다. 전 감독은 훈련 중 왼종아리 근육파열로 깁스를 했지만, 이날은 붕대만 두른 채 선수들과 호흡했다.
레이스 시작 54분32초. 1위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변은 없었다. 권시현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고생 많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전 감독은 "일각에서 산악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두고 부정적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훈련을 제대로 해보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 두가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단 하체 및 햄스트링 강화에 도움이 된다. 1년에 한두번이지만 산악 크로스컨트리를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할 수 있다. 나와의 싸움을 이겨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선수들. 얼굴에는 성취감이 가득했다. 1등으로 들어온 권시현은 "힘들다. 가장 힘든 코스를 뛰었다. 하지만 올 시즌 나도 잘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달렸다"고 말했다. KCC의 산악 크로스컨트리는 총 세 구간으로 나눠 진행된다. A코스(8.6㎞)는 완만한 경사, B코스(8.2㎞)는 전구간 오르막, C코스(11.8㎞)는 평지다. 이날은 가장 '악명 높은' B코스였다.
'악' 소리나는 훈련. 하지만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낙오자 없이 전원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굵은 땀을 닦아내는 선수들. KCC 선수들이 한 뼘 더 강해진 순간이었다.
태백=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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