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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돈에 욕심 없고, 두 글자 팀으로 간다고 했는데….
장재석은 수준급 센터지만, 그동안 주로 백업으로 활약해온 선수다. 그런 그가 토종 센터가 귀하다는 시장 평가에 따라 6~7억원의 몸값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와 계약 기간 5년, 보수 5억2000만원이라는 합리적인(?)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5억2000만원 중 인센티브가 무려 1억5000만원이다.
장재석의 계약이 이대성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처음에는 이대성의 가치가 더 높은 듯 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장재석을 원하는 팀이 더 많았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두 사람이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였다.
이대성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돼있던 부산 KT가 12일 최종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KT는 어떻게든 이대성을 잡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그와의 협상에 '올인'했다. 할 수 있는 최고 대우로 무조건 데려온다는 계획이었다. 그런 KT가 공개적으로 협상 철회를 선언한 건, 결국 돈 차이다. KT가 아무리 좋은 대우를 해주려고 해도, 이대성쪽에서 납득이 가능한 액수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 선을 넘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장재석이 7~8억원대 연봉을 받았다면, KT도 이대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 수준의 돈을 맞춰줬겠지만 비슷한 평가를 받던 선수가 계약을 한 마당에 KT도 시장가 이상의 오버페이를 할 수는 없었다.
이대성도 욕심만 내다가는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다. 그나마 이대성을 원하던 팀들이 다른 선수들에게 눈을 돌리거나, KT처럼 협상 포기를 선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대성에게 희소식인 건, 장재석을 놓친 고양 오리온이 준비한 실탄을 이대성에게 쓸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이대성과 장재석은 이전 시즌 보수 순위가 낮아 '무보상 FA' 자격이 돼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보상 선수, 보상금을 주지 않아도 되니 많은 팀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내가 무보상 FA 선수니, 어차피 줘야 할 보상금을 얹어 나에게 달라'는 식의 협상은 위험하다.
이대성은 FA 시장 개막을 앞두고 "돈은 우선 순위가 아니다"고 강조했었다. 이어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새 행선지는 두 글자 팀"이라고 자신있게 말했었다. 모두들 KT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했는데, KT는 발을 뺐다. 이제 현실적으로 이대성이 입단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팀은 창원 LG, 오리온 정도다. 안타깝게도 오리온은 세 글자 팀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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