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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욕심 없고, 두 글자팀 간다던 FA 이대성의 운명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5-12 15:07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돈에 욕심 없고, 두 글자 팀으로 간다고 했는데….

남자프로농구 FA 최대어로 꼽히던 이대성의 새 행선지가 오리무중이다. 몸값도 요동치는 분위기다.

FA 시장이 한창이다. 11일 이대성과 함께 '빅2'로 꼽히던 센터 장재석이 현대모비스행을 최종 확정지으며 파장이 일었다.

장재석은 수준급 센터지만, 그동안 주로 백업으로 활약해온 선수다. 그런 그가 토종 센터가 귀하다는 시장 평가에 따라 6~7억원의 몸값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와 계약 기간 5년, 보수 5억2000만원이라는 합리적인(?)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5억2000만원 중 인센티브가 무려 1억5000만원이다.

장재석의 계약이 이대성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처음에는 이대성의 가치가 더 높은 듯 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장재석을 원하는 팀이 더 많았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두 사람이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였다.

그런 가운데 장재석이 최종 사인을 했으니, 중요한 비교 잣대가 만들어진 셈이 됐다. 그리고 실제 장재석 계약이 이대성 계약에 영향을 미치는 듯 보인다.

이대성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돼있던 부산 KT가 12일 최종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KT는 어떻게든 이대성을 잡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그와의 협상에 '올인'했다. 할 수 있는 최고 대우로 무조건 데려온다는 계획이었다. 그런 KT가 공개적으로 협상 철회를 선언한 건, 결국 돈 차이다. KT가 아무리 좋은 대우를 해주려고 해도, 이대성쪽에서 납득이 가능한 액수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 선을 넘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장재석이 7~8억원대 연봉을 받았다면, KT도 이대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 수준의 돈을 맞춰줬겠지만 비슷한 평가를 받던 선수가 계약을 한 마당에 KT도 시장가 이상의 오버페이를 할 수는 없었다.


이대성도 욕심만 내다가는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다. 그나마 이대성을 원하던 팀들이 다른 선수들에게 눈을 돌리거나, KT처럼 협상 포기를 선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대성에게 희소식인 건, 장재석을 놓친 고양 오리온이 준비한 실탄을 이대성에게 쓸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이대성과 장재석은 이전 시즌 보수 순위가 낮아 '무보상 FA' 자격이 돼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보상 선수, 보상금을 주지 않아도 되니 많은 팀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내가 무보상 FA 선수니, 어차피 줘야 할 보상금을 얹어 나에게 달라'는 식의 협상은 위험하다.

이대성은 FA 시장 개막을 앞두고 "돈은 우선 순위가 아니다"고 강조했었다. 이어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새 행선지는 두 글자 팀"이라고 자신있게 말했었다. 모두들 KT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했는데, KT는 발을 뺐다. 이제 현실적으로 이대성이 입단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팀은 창원 LG, 오리온 정도다. 안타깝게도 오리온은 세 글자 팀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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