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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맥을 못짚는 이문규 감독.
이 감독이 맥을 잘못 짚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영국전. 3명의 선수가 40분 풀타임을 소화했고, 이날 총 6명의 선수만 뛰었다. 김한별은 거의 뛰지 않았으니 박혜진, 김단비, 강이슬, 배혜윤, 박지수가 경기를 다 소화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은 누가 봐도 베스트 멤버고, 이들 중심으로 경기를 치르는 게 당연했다. 영국전 1승이 올림픽행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다.
문제는 경기를 잘하며 시종일관 10점 이상 리드를 가져갔다는 점에 있다. 15점 이상의 점수 차이에도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지 못한 게 핵심이다. 박지수가 4쿼터 초반 4파울을 범했을 때도 점수 차이가 컸다. 그 때 왜 2~3분이라도 교체를 해주지 못했던 것일까. 선수들은 경기 막판 다리가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힘들어했다. 치명적인 역전패를 당할 뻔 했다.
물론 이 감독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 15점의 점수 차이에도, 금세 흐름이 바뀌면 추격을 당하는 스포츠가 농구다. 백업 선수들을 내보냈다가 혹여나 좋은 흐름이 바뀌지 않을까 걱정해 선수들을 남겨놓을 수 있었겠지만, 이는 너무 구시대적인 방식의 농구다. 이렇게 큰 점수 차이에도 자신이 뽑은 선수들을 믿지 못한다면, 이는 팀 스포츠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다.
부상 선수가 많았다는 변명도 대면 안됐다. 모두 자신이 선발한 선수였다. 부상을 꼼꼼히 체크하고, 경기가 안될 것 같으면 다른 선수로 바꿔야 했다. 박지수 외에 센터를 한 명도 뽑지 않은 선택도, 감독의 마음이다. 대신, 박지수가 뛰지 않을 상황에 대비한 수비 전술 정도는 만들어놨어야 한다. 지역방어를 서든, 도움 수비로 상대 센터를 괴롭히든 만약의 상황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다.
이 감독도 충분히 억울할 수 있다. 모두가 바라는 올림픽 티켓을 따왔는데 모두가 비난을 하니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올림픽 진출 여부보다 스포츠로서 농구를 즐기는데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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