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을까.
이문규 감독과 협회에 대한 쓴소리를 했다. 선수가 이런 얘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많이 쌓였다는 의미다.
총체적 난국, 비상식적 선수단 운영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하나하나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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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의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됐다. 대표팀 선발과 훈련 과정에서부터 꾸준히 지적됐던 문제다.
일단, 대표팀에 뛸 만한 신예들에 대해 상당히 인색했다. 사령탑에 따라 그럴 수 있다. 문제는, 자신의 이상한 '농구 기준'에 따라 대표팀 강화위원회의 건의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안혜지, 김연희 등 대표팀 백업으로 뛸 만한 선수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여자농구는 대표팀에 뛸 만한 선수가 많지 않다는 것은 여자농구 관계자라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속에서 최강의 전력을 구상하는 게 대표팀 사령탑의 첫번째 임무다. 하지만, 신예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수 있는 박신자컵에 이 감독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남자농구 초청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박정은 WKBL 심판 부장 등이 매번 안혜지 등 유망한 선수들을 추천했지만, 번번이 거부했다.
농구대잔치 시대 농구 경기를 보면, 지금과 많이 다르다. 수비 라인이 많이 내려 있다. 경기 밀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현대 농구는 좀 다르다. 공간의 싸움이다. 2대2 공격으로 자그마한 틈이 있으면 그대로 슛이 올라간다. 체력적 소비가 더 심하다. 예전같으면 '수비는 놀고 공격에 집중하는' 에이스가 높은 가치가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예전 농구는 로테이션을 최소화해도 경기력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백업 선수들의 효과적 로테이션이 승부처에서 베스트 5의 경기력을 좌우할 수 있는 시대다. 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경기를 보면, 이런 개념은 전혀 없다.
그는 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부터 주전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계속 문제를 지적했지만, 계속 그랬다.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 당연히 이번 올림픽 예선전 사태는 그 연장선상이다. 예견된 사태였다. "정신력으로 40분 풀타임을 뛸 수 있다", "WKBL도 40분을 모두 뛴다"와 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발언이 나온 배경이다.
즉, 그의 기준 상 대표팀 백업진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베스트 5 혹은 거기에 핵심 식스맨 1~2명(그나마도 쓰지 않는다)만을 놓고, 영국전에 올인하는 게 그가 그린 시나리오였다.
문제는, 사령탑이 꼭 해야 하는 돌발변수에 대한 플랜 B가 전무했다는 점이다. 영국전에서 박지수 김단비 강이슬은 자신의 200%를 했다. 이 경우, 10점 차 이상 여유있는 승리를 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후반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코칭스태프는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돌발변수에 대한 플랜 B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평면적 지역방어, 스크린의 빈도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컷-인과 같은 활동력만 강조하는 그의 전술적 문제점을 차치하고라도 플랜 B가 없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결국, 중국전은 무기력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감독은 부상 선수를 언급한다. 강화위원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이 뽑은 백업 선수인데, 부상으로 정상적 선수단 운영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주전 의존도가 과했다는 논리다. 당연히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감독을 도쿄올림픽 때 또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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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규 감독은 발탁 때부터 문제가 많았다. 대표팀 사령탑은 강화위원회에서 한다.
추일승 감독이 강화위원장이고, 위성우 감독, 박정은 부장 등이 여자농구 대표팀 강화위원으로 들어가 있다.
당시, 그들도 의문점을 드러냈다. 당시 이문규 신기성 임달식 등 세 명의 유력 후보가 있었다. 면접 점수는 신기성 해설위원이 압도적 1위였다. 향후 대표팀 운영계획에 대한 플랜과 전술에 대해 디테일하게 준비했다.
그런데, 대표팀 감독 선정방식은 '경력 점수'가 있다.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경력이 화려한 사령탑은 면접에서 최하점을 받아도 선정될 수 밖에 없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허 재 전 감독이나 심지어 방 열 회장이 사령탑에 지원하면, 그대로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이 감독이 결국 선임됐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선정방식에 약간의 문제가 있지만, 다음에 수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구체적 선정방식의 변경에 대해 여전히 알려진 바가 없다.
대한민국 농구협회의 특기인 '언발의 오줌누기식' 대책이 반복됐다.
이문규 감독 논란이 일어나자, 방 열 협회장은 이번에도 똑같은 반응을 했다. "이사회와 강화위원회를 거쳐 논의할 문제"라고 했다. 원론적인 얘기, 그리고 수장인 자신은 정작 한 발 빠지는 스탠스를 취했다. 허 웅 허 훈 등 2명의 아들을 대표팀 승선에 고집한 '허 재 감독 사태'때도 그랬다. 사실, 계속 그래왔다.
KBL과 WKBL은 연간 1억원의 대표팀 지원금을 준다. 여기에 대회 별로 추가 지원을 한다. 이번 대회에 WKBL 각 구단은 지원금과 별도로 3400만원 상당의 대회 지원비를 협회에 제공했다.
하지만, 대표팀 홍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마케팅도 안된다. 박지수 등 대표팀 선수들의 지적처럼 친선전은 물론 연습 경기도 제대로 제공이 안된다.
지원금에 대한 쓰임새가 어떻게 되는 지 불투명하다. 한마디로 협회는 A대표팀에 대해 하는 일이 별로 없다.
무능력하다. 사령탑 선정 방식이라도 매끄러워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이문규 사태가 발발한 진정한 원인이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협회의 전략은 속된 말로 '존버'다. 지금 사태가 그냥 흘러가길 바랄 뿐이다. 능력이 없으면 A대표팀 권리 만큼은 KBL과 WKBL에 양도해야 하는데, 그럴 마음이 없다. 비상식적이다.
그들의 '노욕'이 한국농구 발전을 완벽하게 '디펜스'하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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