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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연세대 농구부 역사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대학 농구팀들은 최근 프로팀들만큼 바쁜 일정을 보낸다. 10월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각 팀들이 마지막 실전 점검에 한창인데, 대학팀들과의 연습 경기를 통해 전력을 다지기 때문이다. 대학 강호로 꼽히는 연세대, 고려대 등은 더 많은 팀들의 스파링 파트너가 된다.
송 코치는 2001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창원 LG 세이커스에 입단하며 화려하게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5년 KT에서 은퇴할 때까지 내-외곽을 넘나드는 정상급 스트레치형 빅맨으로 활약했다. 국가대표로도 뛰었다. 은퇴 후 3년 동안 KT 코치로 일하다 지난해부터 코치 일을 잠시 쉬며 농구 공부를 했다.
유능했던 선수를 코치로 영입하는 건 이상하지 않은 일. 하지만 송 코치의 연세대 합류가 놀라운 건, 그는 연세대가 아닌 중앙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보통 대학팀들은 지도자를 선발할 때 모교 출신들을 선호한다. 연세대를 이끄는 은희석 감독도 그렇고, 고려대 주희정 감독대행도 마찬가지다. 감독 뿐 아니라 코치들도 대부분 학교 출신으로 채운다. 자긍심과 더 큰 애정을 갖고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풍으로도, 농구로도 전통이 있고 자신들의 색채가 강한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등은 순혈주의를 공고히 다져왔다. 그런데 중앙대 출신의 스타플레이어였던 송 코치가 연세대 코치가 됐으니 많은 농구인들과 동문들이 깜짝 놀랄만 했다.
연세대에는 은 감독 밑에 이정석, 이광재 두 코치가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연세대 출신. 하지만 두 코치가 동시에 팀을 떠났다. 이정석 코치는 또 다른 모교인 용산고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기로 했고, 이광재 코치는 상무 장창곤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당장 코치 수혈이 필요했는데, 은 감독이 과감하게 송 코치를 추천했다. 은 감독은 "연세대 출신 다른 코치를 영입할 수도 있었지만, 틀을 깨보기로 했다. 송 코치는 선수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후배다. 실력도 좋았고, 성실했다. 이런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를 영입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농구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학교에 건의를 했다. 학교 체육위원회와 농구부 OB 모임 등에서 흔쾌히 OK 사인을 내주셨다. 아마 연세대 출신이 아닌 지도자가 선수들을 가르치는 게 농구부 역사에서 처음있는 일일 것"이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은 감독은 "내가 가드 출신이고, 송 코치는 빅맨이었기에 선수들을 가르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코치는 "나도 내가 이 체육관에서 선수들을 가르치는 게 어색하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출신 학교를 떠나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디서든 내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아직은 적응 단계다. 은 감독님의 농구를 하루 빨리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다행히 연세대 관계자 분들, 모교인 중앙대 선후배님들께서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다. 프로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니 나도 새롭게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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