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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 이슈분석] 농구월드컵 12인 최종로스터, 김상식호 결정의 핵심 포인트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9-07-10 06:54


김상식 대표팀 감독(왼쪽)과 조상현 코치의 모습. 사진제공=KBL

남자농구 대표팀은 15인 예비 명단으로 훈련 중이다.

지난 6월3일부터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타깃은 8월31일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농구월드컵이다. 한국은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와 함께 조편성이 돼 있다.

3명은 탈락해야 한다. 남자 대표팀은 7월12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윌리엄 존스컵에 참가한다. 중요한 대회다. 이 대회를 기점으로 최종 12인 로스터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선수들이 살아남을까. 김상식 대표팀 감독은 말을 아꼈다. "훈련을 해 보니까 장, 단점이 뚜렷하다. 아직도 결정을 못하고 있다. 존스컵이 끝나면 어쨌든 '결심'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의례적 멘트가 아니다. 필자와 통화에서 이 말이 끝난 뒤 곧바로 "정말 의례적인 말이 아니다. 아직도 조상현 코치와 함께 상의하고 있는데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15인 로스터 정밀점검

일단 예비 엔트리 명단을 보자. 김선형 이대성 허훈 이정현(이상 가드) 최준용 안영준 전준범 양홍석 임동섭 송교창(이상 포워드) 라건아 김종규 이승현 박정현 강상재(이상 센터)로 이뤄져 있다.


일단 대표팀 '코어'는 존재한다. 대체 불가능한 선수들이다. 센터진의 라건아. 당연하다.

가드진의 이정현이다. 여기에 김선형 이대성 김종규 이승현 역시 탈락가능성은 희박하다. 물론 김상식 감독은 아직까지 이런 세밀한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다. 존스컵 이후 결정이 나기 때문에, 경쟁 극대화를 위해 굳이 말할 이유도 없다.

김 감독은 허 훈과 박정현에 대한 칭찬을 많이 했다. 그는 "허 훈이 번뜩이는 플레이를 한다. 게임 조율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게다가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막상 연습을 하면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 파워도 좋다"고 했다.

유일한 대학생 국가대표 박정현(고려대)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 "힘이 좋기 때문에 라건아와 1대1 수비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세밀하게 보완할 점은 있지만, 공격에서 미드 레인지 점퍼도 괜찮고,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했다.

단, 현실적으로 볼 때 존스컵 이후 탈락할 확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정현과 이대성은 공수 겸장의 가드, 김선형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피드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세 선수와 비교할 때 허 훈이 상대적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빅맨진 역시 마찬가지다. 라건아와 이승현 김종규는 꼭 필요한 존재다. 강상재의 경우, 장신이지만 외곽슛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경쟁력에서는 우위에 있다. 단, 강상재 역시 탈락 가능성은 있다.

포워드진은 혼전이다. 김 감독은 "각 선수마다 장, 단점과 특징이 뚜렷한 포워드진"이라고 했다. 전준범은 클러치 슈팅 능력, 안영준은 빠른 스피드와 공수 밸런스, 양홍석은 장신 포워드의 무게감, 송교창은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잠재능력을 언급한다. 최준용의 경우, 장신 가드로 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왜 김상식 감독은 헷갈려할까

월드컵에서 한국은 한 수 위의 팀을 만나야 한다. 아시아 경쟁국 클래스와는 다른 팀이다.

간단히 살펴보면, 최악의 대진이다. 일단 러시아. NBA 내로라 하는 선수는 없다. 티모페이 모즈코프가 있지만, 부상으로 나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알렉세이 쉐베드가 중심이다. 여기에 세르게이 카라세프(2m2) 안드레이 주브코프(2m5), 아르템 클리멘코 등 2m대의 장신 포워드들이 즐비하다. 문제는 강력한 스피드와 트랜지션 능력, 그리고 뛰어난 조직력까지 지녔다는 점이다. 즉, 개개인의 기량도 한국보다 뛰어난데, 더 강한 조직력과 트랜지션 능력이 있다. 파워도 마찬가지.

아르헨티나는 유명한 마누 지노빌리는 없다. 은퇴했다. 하지만 여전히 강하다. 백전노장 루이스 스콜라가 핵심이다. 골밑에서 중심을 잡고 강력한 몸싸움은 여전하다. 농구 센스가 탁월하다. 특히 패싱을 연결하는 링커 역할, 2대2에서 스크린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캄파조, 레디보, 라프로비톨라 등 외곽 가드들은 크지 않지만 빠르고 득점력이 강하다. 특히 2대2 공격에 능하다. 한국 가드진에 비해 기량은 한 수 위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가브리엘 덱, 브루시노는 상당히 터프하면서 내외곽을 전투적으로 오간다. 패싱에 의한 패턴 완성도, 트랜지션 역시 매우 강하다.

그나마 나이지리아가 가장 1승 상대에 근접한 팀. 하지만, 현 아프리카 최강팀이다. 포틀랜드 주전 포워드 알파룩 아미누가 있다. 예선에서 뛰었고, 대표팀에 애정이 많다. 뛸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 조시 오코기는 나오지 않는다. 미국 대표팀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는 이케 디오구다. 공격 1옵션으로 푸에르토리코에서 뛰고 있고, 인디애나 포틀랜드 등 NBA 경험이 풍부하다. 여기에 이케 은와무, 알라데 아미누, 이케 이로에그부, 치메지 메투 등이 핵심이다. 알라데 아미누는 터키에서 뛰고 있는 2m11의 센터, 메투는 샌안토니오 D리그에서 뛰고 있다. 대표팀 핵심들이 모두 미국대학농구를 경험했기 때문에 아프리카 특유의 부족한 조직력도 기대할 수 없다. 때문에 한국이 월드컵에서 1승을 거둘 확률은 매우 떨어진다.

김상식 감독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전통적 농구(포인트가드, 슈터, 센터)를 주축으로 해서는 1승은 커녕 대패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지공 작전으로 소극적 경기를 할 수도 없다. 힘과 힘으로 맞붙어야 하는데, 높이와 스피드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하면 곧바로 패배로 직결된다. 때문에 김상식 감독은 "일단 정면대결이다. 단, 장신 포워드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략적으로 높이& 스피드와 함께, 3점슛에 대한 중요성을 얘기한다.

상대가 워낙 스위치 디펜스에 능하고 조직적이기 때문에, 패턴에 의한 한 순간의 찬스를 놓치면 공격 루트 자체가 좁아지기 때문.

단, 장신 포워드를 중용할 경우, 내부적 패싱 게임, 공수 밸런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딜레마'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김 감독의 고민은 계속 깊어질 수밖에 없다. 과연 어떤 선택이 기다릴까. 존스컵 이후 알 수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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