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데이 말말말]"팬들 위해 3차전!" VS "휴가 빨리 보내드릴게요"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과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 사진=연합뉴스

아산 우리은행의 임영희와 용인 삼성생명의 박하나. 사진=연합뉴스

"팬들을 위해 3차전까지 갔으면 좋겠다." (강아정, 청주 KB스타즈)

"우리은행이 우리보다 먼저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

코트 위 대결 만큼이나 입담 대결도 뜨거웠다.

11일, 63컨벤션센터 라벤더홀에서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왕관을 향한 봄의 대결, 그 포문을 여는 자리였다.

서막은 '입담 장인'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열었다. 그는 "간단하게 말씀 드리겠다. 우리은행이 우리보다 먼저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짧지만 강렬한 출사표를 던졌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과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 중 코치로 영입하고 있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도 "둘 다 하지 않겠다. 감독으로 잘 하고 있다. 굳이 코치하지 않아도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선수들의 입담도 쟁쟁했다. 'KB스타즈의 주장' 강아정은 "지난시즌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까지 갔다.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 몸을 풀지도 않았는데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왜 2차전에서 끝내지 못했는지 후회했다"며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은) 팬들을 위해 플레이오프가 3차전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호호 웃었다.

'베테랑' 임영희(우리은행)는 후배 박하나(삼성생명)의 말을 재치있게 받아 넘겼다. 임영희는 박하나가 '플레이오프에서 언니와 함께 죽겠다'는 말을 하자 "하나야, 너 혼자 죽어"라며 "언니는 아직 죽을 생각이 없고 마지막이 될 플레이오프라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플레이오프 때 너 혼자 죽어"라고 강렬한 한 마디를 남겼다.

한편, 선수들은 '감독을 꽃에 비유해 달라'는 질문에 센스를 발휘했다. 박지수(KB스타즈)는 "안덕수 감독님이 자신은 꽃이 안 된다고 풀을 얘기하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해바라기를 꼽겠다. 해바라기가 크기도 하지만, '아들바보' '딸바보' 이런 말처럼 감독님은 '선수바보'라서 뽑았다"고 말했다.

임영희는 "꽃이라고 하셔서 생각을 해봤는데,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위성우 감독님은 일단 선인장으로하겠다. 선인장이 겉으로 보기에는 가시가 많다. 우리에게 호통치는 것과 비슷하다. 공기 정화에 좋다.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따뜻한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그래서 닮은 것 같다. 나중에 꽃도 핀다"고 설명했다. 박하나는 "나 역시 해바라기를 하려고 했었다. 장미로 하고 싶다. 좋은 향기가(웃음) 난다. 냄새가 아니고 좋은 분이셔서 그런 향기로 얘기하겠다"고 급 마무리했다.

태풍전야. 뜨거웠던 입담 대결 만큼이나 명승부가 펼쳐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가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