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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통합 7연패는 힘들지만 챔프전 7연패 기회 남아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9-02-24 16:01



통합 7연패는 물건너가는 분위기. 챔피언결정전 7연패의 가능성도 없어지는 걸까.

아산 우리은행 위비는 23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59대74로 완패했다. 이 경기를 승리해야 선두 KB스타즈와 동률이 돼 정규리그 마지막 우승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맥없이 패하고 말았다. 이제 승차는 2경기. 두 팀 모두 4경기씩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각 팀들 전력과 분위기를 봤을 때 KB스타즈의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6연패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통합 7연패 목표 달성이 무산되면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통합 6연패 기록은 자신들이 왕조를 세우기 이전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의 기록과 같았다. 2012~2013 시즌 위성우 감독이 부임하며 신한은행의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막아냈다. 통합 7연패를 기록해야 신한은행의 기록을 완전히 제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실망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정규리그 2위가 된다 해도 챔피언결정전 우승 기회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한다면 통합은 아니지만, 전무후무할 챔피언결정전 7연패 기록을 세울 수 있다.

KB스타즈의 전력, 분위기가 모두 좋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은행도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KB스타즈전 패배가 약이 됐을 수 있다. 우리은행이 KB스타즈전에 승리했을 경우, 양팀의 승차는 없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4경기에서 우리은행이 다 이긴다 해도, KB스타즈 역시 모두 승리하면 우승은 KB스타즈 차지였다. 시즌 상대전적에서 3승4패로 앞서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은행이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펼쳤는데 KB스타즈의 전승으로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힘만 빼는 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일찌감치 KB스타즈를 인정하고, 남은 7라운드 경기는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보충시키고 잘 안되는 팀 플레이 등을 점검하는 시간으로 만드는 게 낫다. 우리은행은 임영희, 김정은, 박혜진 등 주축 선수들이 나이가 많고 출전시간도 상당했기에 힘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어차피 3위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5경기 승차를 유지하고 있기에 무리하게 힘을 뺄 이유가 없다. 특히 손가락 미세 골절상을 안고 있는 박혜진이 회복할 시간이 생겼다는 게 고무적이다. 팀에 합류한 지 얼마 안된 모니크 빌링스도 손발을 맞출 시간이더 필요하다.

삼성생명과의 플레이오프 대진이 유력한데, 이 플레이오프를 2차전으로 끝낼 수 있다면 챔피언결정전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챔피언결정전 3차전 종료 후 하루 휴식을 두고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플레이오프 3차전 일정 후 이틀의 휴식시간이 있다. 우리은행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아래에서 올라가는 팀에게 휴식시간을 더 부여하자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우리은행이 이 혜택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만약, 플레이오프를 2연승으로 끝내면 4일 휴식 후 챔피연걸정전에 들어가게 된다. 충분히 힘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이다. 물론, 삼성생명도 약한 팀이 아니기에 2연승을 위해서는 체력, 전략적 준비가 잘 돼야 한다.

박지수와 카일라 쏜튼을 앞세운 KB스타즈의 전력이 좋다고 하지만, 우리은행 선수들의 우승 DNA도 무시할 수 없다. 큰 경기에서는 노련한 선수들의 능력이 극대화된다. 결국은 체력 싸움이다. 과연 위성우 감독은 남은 경기 일정을 보며 어떤 계산을 하고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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