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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8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이 열렸다.
그러나 농구계 관계자들조차도 "올 시즌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수가 많았다. '간판 센터' 양지희가 은퇴했고, 이선화와 김단비가 팀을 떠나 골밑이 약해졌다. '베테랑' 임영희는 이제 39세의 노장 대열에 합류했고, 여기에 개막 10일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부상으로 교체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부랴부랴 데스티니 윌리엄스와 나탈리 어천와를 뽑았으나,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합류 초반에는 손발이 맞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지난 시즌과는 대조적인 상황이었다. 특히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마지막 순번에 뽑아 '대박'을 터뜨렸던 존쿠엘 존스가 있었기에, 수월한 우승이 가능했다. 올해는 위성우 감독도 엄살이 아니었다. 정말 한 경기, 한 경기가 쉽지 않았다.
역대 가장 힘겨운 우승이지만 그래도 우리은행다웠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김정은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확실히 해줬고, 외국인 선수들의 공백을 박혜진, 임영희 등 국내 선수들의 경험으로 채운 것도 우리은행이 강팀이라는 증거였다. 어렵게 거머쥔 우승. 위성우 감독의 기억 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은 절실한 승리가 아니었을까.
아산=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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