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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원없이 해보지 못해서 지도자를 꿈꿨다."
-밖에서 본 LG의 강점과 약점은.
장점이라면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좋다는 것이다. 김시래, 조성민, 김종규처럼 포지션별로 좋은 선수들을 갖춘 게 장점이다. 단점은 수비에 약하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팀플레이에도 약점이 있다. 그점을 보완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상민이형, 경은이형이 지도자로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고 난 아직 안 해봤기 때문에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겠다.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늦었지만, 서장훈 형도 오고 싶어하는데 내 밑으로 오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안한다.(웃음) 장훈이형은 감독이 되면 굉장히 잘 할 것이다. 실력도 있고 머리쓰는 플레이도 하고, 오히려 나보다 카리스마가 많이 세다. 충분히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다.
-지도자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언급된다.
선수때 많은 경기를 해봤고, 은퇴 후 해설을 하면서 선수 때보다 폭넓게 흐름을 잃고 새롭게 배웠다고 생각한다. 지도하는데 문제없을 것 같다. 구단과 상의를 하겠지만, 코칭스태프 선임시 지도자 경험이 있는 분들과 호흡을 맞추다 보면 빨리 적응할 것이다. 엘지는 공격이 화끈하지만, 수비가 약하다. 결정적 상황서는 수비가 강점이 있는 팀이 좋은 플레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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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때는 굉장히 치열하게 경기만 뛰고 상대 공격자와 수비, 우리팀의 움직임, 상대의 움직임 등을 보면서 이기기만 하면 됐는데, 해설을 하면서 전체를 볼 수 있게 됐다. 어떤 팀은 어떤 스타일이고, 어떤 멤버가 들왔을 때 어떻게 하는가를 봤다. 경기를 보는 눈이 좋아졌다고 본다. 그런 것들을 포용하면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안될 수도 있겠지만, 해설을 하면서 눈을 더 뜬 것은 같다.
-농구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상민이형이나 경은이형, (추)승균형과 친하고 얘기도 많이 하는데, 지금 현재 농구인들이 다 노력을 해야 한다. 우선 경기력이 좀더 좋아져야 할 것이다. 오픈 찬스에서 못넣으면 예전에는 창피해 했는데, 요즘은 오픈 찬스에서 다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고, 자유투서도 약점 노출이 많다. 기본적 기량이 떨어진다. 선수도 노력하고 농구인들도 스타가 나올수 있게 많이 노력해야 한다.
-LG가 우승을 못 해봤다.
LG 선수들을 보면 자신감이 조금 떨어지는 모습이다. 자신감이 있어야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 기대를 했던 선수중 기량이 정체된 선수들이 자기 자리를 찾고 기량을 발휘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LG가 우승에 목말라 있는데 나도 비슷한 처지다. 한 번도 못 해봤다. 우승에 대해서는 LG 구단이나 나나, 창원 시민이 마음이 비슷하다. 선수들과 화합하면서 소통하는게 중요하다.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이해도 해주면서 팀을 이끌어볼 생각이다.
-절대로 지고 싶지 않은 팀을 꼽아달라.
물론 다 지고 싶진 않다. LG에 있을때 삼성전서 이기면 굉장히 좋았다. 상민형이 지금 삼성서 잘하고 있고, 삼성이나 KGC도 이겨야 하는 구단이다. 이상민 감독의 삼성을 이기고 싶은 생각이다.(웃음)
-외국인 선수 고민은.
외국인 선수는 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김종규가 있지만 그래도 키큰 선수 1명은 있어야 된다. 작은 선수라도 안쪽에서 할 수 있고 외곽도 간혹 나가서 할 수 있는 선수면 좋다. 그런 선수가 있어야 안쪽에서 확실한 우위가 있다. 김종규의 체력적인 문제에도 도움이 된다.
-어떤 색깔의 농구를 하고 싶나.
LG는 앞 선이나 스피드 있는 농구를 잘 하는 팀이다. 김종규도 장점이 틀림없이 있다. 색깔 하나를 확실하게 한다기 보다는 높이를 앞세워서 한발 앞서는 농구를 하고 싶다.
-LG에서 은퇴하고 다시 왔다.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지만, 소속팀에서 은퇴하고 그 팀에서 지도자를 하는 게 꿈이다. 나도 그랬다. LG로 다시 돌아왔는데, 정말 제일 잘 할 수 있고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고향에 와서 편하고 즐겁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이다.
-고려대 출신 코치를 영입할 생각은.
나랑 뛰었던 분들은 지금 다 잘하고 계시고, 경험없는 분들도 계시고 미국 가계신 분도 있다. 생각은 해봤는데, 워낙 잘 하고 있어서 그분들을 모셔오는 건 반드시라고 할 순 없다. 구단과 상의해 봐야 한다. 아직까지 그런 부분을 생각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야구도 감독보다 나이가 많은 코치가 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못쓰는건 아니다. 충분히 고려해볼 생각이다.
-은퇴 후 감독을 꿈꿨는가.
선수 시절 원없이 하면 은퇴 후 농구는 쳐다보지도 않겠다고 했는데, 사실 원없이 못해서 지도자를 꿈꿨고 LG에 오고 싶었다. 지금 LG 사장님 단장님 스태프가 선수 시절 함께 했던 분들이라 내 입장에서는 LG에서 얘기가 왔을 때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경험이 없지만, 좋은 기회를 주셔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감독이 된 뒤 누가 가장 많이 축하애 줬나.
장훈이형이 가장 많이 전화했다. 끊고 또하고 끊고 또하고, 생각날 때마다 전화를 한다. 그러면서 '야, 잘할수 있어. 가능하고 충분하고, 조금만 하면 괜찮을거야'라고 격려해 줬다. 장훈이형이 가장 기뻐해주고 전화도 많이 해줬다. 대부분 다 잘 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셨다.
-앞으로 가족과 멀리 떨어지는 시간이 많아질텐데.
우리 아이들은 농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농구장을 가니까 관심이 많아졌다. 우리 아이들도 농구하면서 선수로 좋은 모습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한다.
-선수 보강 계획은.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트레이드나 FA 영입을 고려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점에서 확실히 하겠다는 것은 없다. 구단과 상의해 보겠다.
-이번 시즌 목표는.
올해 LG가 6강을 못갔으니, 6강을 간다면 단기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이라 생각한다. 목표는 일단 봄에 농구하는 것이다.
-기대하는 선수는.
LG에서는 김종규를 가장 많이 기대한다. 거꾸로 앞으로 가장 발전해야 하는 선수도 김종규다. 스피드도 좋고 운동능력도 뛰어남에도 장점으로 발휘 못하는 듯하다. 높이를 살리면서 득점과 수비에서도 위력적인 모습 보이게 다듬어야 된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선수들이 몸관리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비시즌때 체중도 늘고 운동도 많이 안했는데, 요즘 애들은 관리를 잘 하고 있다. 내가 많이 시킬 거라는 걸 알고 있는지 체력관리를 잘 한다고 들었다. 잘 하고 올 것이다. 사실 난 카리스마 스타일이 아니다. 조성민이 날 만만히 보는거 같은데 상견례하면 많이 달라질 것이다.(웃음)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