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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지배한 시리즈였다. 서울 삼성 썬더스가 8시즌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삼성의 챔프전 진출은 라틀리프에 의한, 라틀리프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틀리프는 현재 KBL 외국인 선수 중 최정상급이다. 정규 시즌에서도 맹활약을 했고, 리그 신기록인 33경기 연속 '더블 더블'로 다음 시즌을 기약한 상태다. 골밑에서는 라틀리프를 막을 자가 없다.
라틀리프의 괴력쇼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변함 없이 이어오고 있다. 그의 최대 장점은 체력. 삼성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의 6강 플레이오프도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고, 오리온과의 4강 플레이오프 역시 5차전까지 소화했다. 이상민 감독도 "선수 시절을 통틀어 플레이오프에서 연거푸 5차전까지 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두를 만큼 힘든 일정이다.
5차전도 사실 삼성의 계획대로 풀린 경기는 아니었다. 이상민 감독은 선수들에게 살아난 오리온의 경기력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을 주문하면서 "안에서 바깥으로 공을 빼면서 외곽에 있는 문태영, 임동섭을 살려주는 공격을 하겠다"고 했다. 오리온이 가장 경계하는 삼성의 3점슛이기도 하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삼성은 전반에 3점슛 9번 시도해 1개만 성공했다. 2쿼터 중반 임동섭이 터트린 3점슛이 유일한 성공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림을 비켜나갔다. 특히 문태영은 4차전부터 슛 성공률이 매우 떨어져있는 상태다. 체력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삼성은 후반에도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실책으로 쫓겼다. 라틀리프에 대한 오리온의 견제가 더욱 심해지자 이번엔 동료들이 뛰었다. 그렇게 안들어가던 외곽포를 주희정과 임동섭이 터트렸다. 마이클 크레익도 3쿼터 버저비터 3점슛을 비롯해 중요할 때 자신의 몫을 해내며 KBL 최고 '원투펀치'임을 재확인 했다. 승리도 라틀리프의 손에서 확정됐다. 경기 종료 12초전 라틀리프는 노마크 찬스를 살리는 쐐기골로 승부를 마무리 했다.
라틀리프가 버티는 삼성은 강력하다. 챔프전에서 삼성을 만나게 될 KGC 역시 라틀리프 대처법이 시리즈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고양=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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