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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김주성(왼쪽)과 모비스 이종현이 6강 플레이오프 벼랑끝 승부에서 격돌한다. 사진 제공=KB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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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원주 동부 프로미 전설인 김주성(38)과 도약을 꿈꾸는 괴물 신인 울산 모비스 피버스 이종현(23)이 6강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둘은 신구 블록왕으로도 주목받았다.
김주성은 지난해 통산 1000블록슛을 달성했고, 통산 1019개를 기록중이다. 이종현은 발목부상으로 시즌 중반 리그에 합류했음에도 대단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경기당 평균 1.95블록슛(전체 2위, 국내선수 1위)이 눈길을 끌었다. 신장은 김주성이 2m5, 이종현이 2m3이지만 윙스팬(양팔을 벌린 길이)은 이종현이 2m23으로 김주성보다 10㎝ 남짓 길다.
김주성은 현역 막바지이고, 이종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경험에 있어선 이종현이 노련한 김주성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종현은 "김주성 선배님의 플레이를 보며 꿈을 키웠다"고 했다. 국가대표 센터, 타고난 블록 센스 등 둘은 닮았다. 30일부터 시작되는 모비스와 동부의 6강 플레이오프는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정규리그에서는 모비스가 5승1패로 앞섰다. 하지만 높이를 앞세운 동부와 수비농구의 달인들이 모인 모비스는 만나면 늘 시소게임을 했다.
이번 6강 플레이오프에서 김주성과 이종현은 좀더 많은 롤을 짊어질 것 같다. 동부는 외국인 선수가 강점이다. 로드 벤슨과 웬델 맥키네스는 모비스의 허버트 힐과 네이트 밀러를 높이와 파워에서 압도한다. 문제는 이들 중 한명만 뛸 수 있는 2,3쿼터다. 공수 전반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윤호영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다. 김주성이 좀더 많은 시간을 책임져야 한다. 외곽보다는 좀더 골밑에서 많이 부딪히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현은 모비스의 심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경기당 10.55점과 8개의 리바운드로 이미 공수에서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선 김주성과의 매치업도 잦아진다. 모비스는 새로 합류한 힐이 아직 팀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고, 부상을 털고 돌아온 슈터 전준범도 100%는 아니다. 상무에서 합류한 이대성은 재능과 의욕은 최고지만 여전히 다듬어야할 구석이 있다. 근본적으로 높이에 대한 열세를 알고 있기에 이종현이 책임져야할 부분이 많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에릭 와이즈를 보내고 장신 용병인 힐을 영입한 이유 중 하나는 이종현을 도와주기 위함이었다. 이종현의 체력적인 부담, 심리적인 부담이 시즌이 깊어질수록 커진다고 판단했다. 이종현을 아낀다는 의미다.
플레이오프는 긴장감이 두배, 세배다. 실수가 나오기 쉬운 구조지만 진정한 스타는 큰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전설과 전설을 꿈꾸는 둘이 골밑에서 격돌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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