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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모든 것이 다 맞아떨어져야 할 수 있더라고요. 욕심만 가지고는 안돼요."
올해로 3시즌째 삼성의 지휘봉을 쥔 이상민 감독은 "전반기 성적에 충분히 만족한다. 사실 삼성이 초반에 1위를 달릴 것이라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었는데, 잘 온 것 같다. 임동섭, 문태영의 부상이 있었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다. 또 '식스맨'들이 제 역할을 해줘서 1위를 지키는 것 같다. 원정 경기 기복이 아쉽지만 어떻게 보면 욕심이다. 지금까지 충분히 만족한다"며 전반기 총평을 했다.
이상민 감독은 "전지훈련과 연습 경기만으로는 성적을 예측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다. 그가 꼽은 삼성 1위의 가장 큰 비결은 "주축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나서준 것"이다.
"감독이 구상했던 그림만 가지고 가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이상민 감독은 "하나둘씩 삐끗거리면 전체적으로 무너져버린다. 태술이가 완벽하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어도 자기 자리를 찾은 것 같고, 크레익도 한 번씩 돌출 행동은 하는데 KBL이 어떤 곳인지 충분히 알았을 것이다. 그런 부분만 더 잘 맞춰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최고의 수확으로는 '자신감'을 꼽았다. 이상민 감독은 "1,2년 차때는 나조차도 불안한 것들이 있었다. 그게 힘들었다. 이제는 선수들이 박빙의 경기를 즐기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스스로 이겨내며 자신감이 붙었다. 우리 선수들 전부 다 칭찬해주고 싶다"며 웃었다.
이상민 감독이 최근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팀에 대한 애정과 동료의식이다. 이 감독은 "가족만큼은 아닐지라도 팀을 사랑하고 애정 있게 보자는 말을 많이 한다. 농구는 팀 스포츠다. 서로 한 팀이라고 생각하고 뛰어야 한다. 또 팀이 안 풀릴 때 서로 대화를 더 많이 해야 한다. 물론 예전보다는 훨씬 좋아졌다. 선수들이 각자 위치에서 밀고, 끌다 보니 잘 가고 있다"며 흡족함을 드러냈다.
하위권에서 긴 암흑기를 거친 삼성, 올 시즌 성적은 그야말로 감개무량하다. 삼성에서 선수로, 코치로, 감독으로 몸담은 이상민 감독도 누구보다 우승에 대한 갈증을 알고 있다. 삼성은 2005~2006시즌 우승이 가장 최근이다.
이상민 감독은 "오래됐다. 그런데 나도 겪어봤지만, 우승이라는 것은 모든 게 다 맞아 떨어져야 할 수 있다. 선수 시절 7번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3번밖에 우승을 못 했었다. 욕심만 가지고는 안된다. 당연히 우승이 목표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부상 없이 모든 경기를 치르고 싶다. 현재 가장 큰 바람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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