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위 질주' 이상민 감독 "우승? 욕심만으로는 못 한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1-19 01:25


이상민 감독. 사진제공=KBL

"우승은 모든 것이 다 맞아떨어져야 할 수 있더라고요. 욕심만 가지고는 안돼요."

서울 삼성 썬더스가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17일 창원 원정에서 LG 세이커스에 패한 삼성은 2연패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했다. 18일 안양 KGC인삼공사가 원주 동부 프로미에 지면서 삼성이 0.5경기 차 앞선 1위로 다시 올라섰다. 22승9패 승률 0.710.

개막 첫 단추부터 산뜻하게 끼운 삼성은 KGC,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 3강 체제를 구축하며 경쟁 중이다. 멀찍이 달아나지는 못했어도 3팀 중 가장 앞서있다. 주전 가드 김태술 효과와 리카르도 라틀리프-마이클 크레익으로 이어진 외국인 농사도 대박이 났다.

올해로 3시즌째 삼성의 지휘봉을 쥔 이상민 감독은 "전반기 성적에 충분히 만족한다. 사실 삼성이 초반에 1위를 달릴 것이라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었는데, 잘 온 것 같다. 임동섭, 문태영의 부상이 있었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다. 또 '식스맨'들이 제 역할을 해줘서 1위를 지키는 것 같다. 원정 경기 기복이 아쉽지만 어떻게 보면 욕심이다. 지금까지 충분히 만족한다"며 전반기 총평을 했다.

이상민 감독은 "전지훈련과 연습 경기만으로는 성적을 예측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다. 그가 꼽은 삼성 1위의 가장 큰 비결은 "주축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나서준 것"이다.

문태영이 무릎 통증으로 전반기 마지막 2경기에 빠졌지만, 올스타 휴식기 이후 복귀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선수들도 잔부상은 있어도 경기에 빠질 정도는 아니다. 다른 팀들이 부상에 기둥뿌리가 뽑혀 신음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감독이 구상했던 그림만 가지고 가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이상민 감독은 "하나둘씩 삐끗거리면 전체적으로 무너져버린다. 태술이가 완벽하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어도 자기 자리를 찾은 것 같고, 크레익도 한 번씩 돌출 행동은 하는데 KBL이 어떤 곳인지 충분히 알았을 것이다. 그런 부분만 더 잘 맞춰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최고의 수확으로는 '자신감'을 꼽았다. 이상민 감독은 "1,2년 차때는 나조차도 불안한 것들이 있었다. 그게 힘들었다. 이제는 선수들이 박빙의 경기를 즐기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스스로 이겨내며 자신감이 붙었다. 우리 선수들 전부 다 칭찬해주고 싶다"며 웃었다.


이상민 감독이 최근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팀에 대한 애정과 동료의식이다. 이 감독은 "가족만큼은 아닐지라도 팀을 사랑하고 애정 있게 보자는 말을 많이 한다. 농구는 팀 스포츠다. 서로 한 팀이라고 생각하고 뛰어야 한다. 또 팀이 안 풀릴 때 서로 대화를 더 많이 해야 한다. 물론 예전보다는 훨씬 좋아졌다. 선수들이 각자 위치에서 밀고, 끌다 보니 잘 가고 있다"며 흡족함을 드러냈다.

하위권에서 긴 암흑기를 거친 삼성, 올 시즌 성적은 그야말로 감개무량하다. 삼성에서 선수로, 코치로, 감독으로 몸담은 이상민 감독도 누구보다 우승에 대한 갈증을 알고 있다. 삼성은 2005~2006시즌 우승이 가장 최근이다.

이상민 감독은 "오래됐다. 그런데 나도 겪어봤지만, 우승이라는 것은 모든 게 다 맞아 떨어져야 할 수 있다. 선수 시절 7번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3번밖에 우승을 못 했었다. 욕심만 가지고는 안된다. 당연히 우승이 목표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부상 없이 모든 경기를 치르고 싶다. 현재 가장 큰 바람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